아이들과 역사 공부를 하며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이 역사책을 제대로 읽고는 있는지 참 궁금해진다.
역사책은 다른 문학책보다 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은 데다가
시간의 흐름으로 기술하는 역사의 인식방법 말고도
한 시대의 모습으 꿰뚫어 볼 수 있는 논리적 인식방법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내가 책을 먼저 읽고 학습지를 만들어주곤 했다.
사실 학습지 만드는 일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노동(?)이라, 의도치 않게 자꾸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그 와중에 <생각책> 발간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더군다나 운이 좋게도 제일 먼저 책을 만나고 공부해 볼 기회가 생겼다.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약간 큰 판형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 노트 정도 크기였다.
각 파트별로 하루 공부할 분량으로 적당할 만큼의 내용을 담고 있다.
<생각 한 걸음> <생각 두 걸음>에는 책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확인하는 정도의 문제들이 실려 있다.
내가 직접 학습지를 만들어 보았을 때, 많은 내용을 담는 것 보다 적은 내용을 담는 것이 더 어려웠었다.
그만큼 중요한 내용들만을 추려내는 작업이 어려웠는데, 짧은 분량으로 문제를 추려내기 위해 고민했을 필자의 고민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생각책>이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것은 <깊이 생각하기>와 <생각 펼치기> 부분이다.
<깊이 생각하기>는 역사가 단순 암기과목이 아니라 깊이 생각하고 추론하는 과정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예를 들어 "신석기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생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은
신석기=농사 라는 암기식 공부에서
농업이라는 생산방식의 변화가 가져왔을 사회 문화적인 변화까지 추론해 보는 과정을 아이 스스로 해보게끔 하는 것이다.
<생각펼치기>는 좀 흥미로운 방식으로 접근이 이루어지는데
"옥저의 건국신화를 자유롭게 상상해 보기"라든지, "산선기 시대 인물과 인터뷰하기"라든지
다양한 방법론이 동원된다.
<역사와 뛰놀기>는 만들기, 보드 게임 등을 통해 공부하는 놀이공부 방식이라 아이가 가장 먼저 훑어보게 되는 부분이다.
옷걸이로 만들어보는 활, 팝업북 만들기 같은 활동에 아이가 열광한다.
<생각책>은 전반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활동지이다.
만들기 등의 활동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생각펼치기>에서 난관에 부딪쳤다.
글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터뷰 같은 경우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해 한다.
(인터뷰할 인물에 대한 배경을 간단히 제시해 주고,
인터뷰 질문을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작은 팁 정도 주면 훨씬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을 다 마칠 쯤이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며 역사를 이해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