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의 미덕
솔뫼마을 2001/10/0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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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총서의 미덕은 작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에 들고 다니며 짬짬이 볼 수 있다. 그만큼 내용이 난해하거나 집중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쉽고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다. 물론 이 점이 단점이기도 하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는데 의미를 파악하거나 분석하는 작업이 빠져 있다. 화가 내면의 자아를 통한 작품의 이해나,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의 파악 역시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러한 단점은 덮어두기로 했다.
이 책은 그저 담담하게 로트레크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간다. 어린 시절의 사고로부터 병원에서 마감한 삶까지, 그의 증언과 주위 사람들의 증언이 충실하게 기록되어 있다. 책의 크기만큼이나 작은 그림들 역시 감상용이 아닌, 기록용으로 충실한 분량이 담겨 있다. 툴로즈 로트렉의 삶과 예술에 대한 생각들을 읽어내기에 충분하다. 그것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지는 독자의 몫이다.
번역 역시 깔끔하고 쉽게 되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외국의 화집과 달리 반사되는 종이를 사용해서 상당히 눈에 피로를 준다는 것이다. 어느 때는 그림의 색깔을 구분하기 위해 책을 이리저리 돌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분명 작은 책의 미덕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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