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 를 읽고
이 책은 교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질문 ‘건강한 교회 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를 다룬다. 저자는 온전한 일과 쉼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이 책의 내용들을 전개해 나간다. 저자는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또 우리의 이야기 안에서 온전한 일과 쉼의 리듬이 회복되는 교회 공동체를 상상하고 대안을 찾기 원한다.
1부에서 저자는 왜곡된 세상에 대해서 다룬다. 무한경쟁, 소비주의, 갑질의 세상, 피라미드 구조에서 오는 고통스러운 세상, 꿈을 가지고 열정을 내뿜어야 할 청년들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 절망과 포기, 냉소와 분노, 혐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왜곡된 세상의 모습들이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여서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또 만성적이어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다.
결국 함께 인내하며 풀어갈 수 밖에 없다. 저자는 교회 공동체의 사명을 여기서 찾는다. 왜곡된 세상의 악한 구조 속에서 건강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교회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건강한 구조는 악한 구조로 인한 시대적 고통에 민감한 감수성 회복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은 어떠할까? 저자가 바라본 현실에서 교회는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성공을 향한 무한욕망, 기복신앙, 율법주의적 신앙,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구조로 인한 소통의 부재, 서로에 대한 배제와 혐오 등 교회는 왜곡된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한 마디로 피로교회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저자는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회는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존재한다. 저자는 온전한 일과 쉼의 리듬 회복과 이것을 연관짓는다. 창조 세계 속에 있는 하나님의 선함을 발견하고 발전시키고 누리는 것이 온전한 일과 쉼의 회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것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교회 공동체이다.
저자는 온전한 일과 쉼의 회복을 위한 대안적인 공동체의 그림과 함께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실제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하나 하나가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기를 다지듯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들(예배, 말씀, 기도, 소그룹, 성찬...)에 대해 그 의미들을 다시 고민해 보게 해 주어서 유익했다. 온전한 일과 쉼이 회복되는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한 열 가지 선언문 역시 앞에서 읽었던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게 해 주었다.
교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저자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하나 하나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과제들을 던져주었다. 생각해 보면 왜곡된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교회이거나, 울타리 안에서의 종교적 활동에만 국한된 ‘그들만의 리그’ 로서의 교회가 많음을 보게 된다. 이러한 때 저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우리의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소금과 빛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고민을 끊임없이 하면서 발전시킨다면 피로교회를 넘어 필요교회로 가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