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책의 종교다.’ 라는 말이 있다. 성경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전해 내려오는 것을 보면 그렇다. 또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의 글이 있어서 우리의 신앙이 좋은 영향을 받고 영적으로 성숙해 가는 것을 봐도 그렇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 신앙과 책은 불가분의 관계다.
저자인 C.크리스토퍼 스미스는 “잉글우드 북리뷰”의 편집자로 잉글우드 교회의 성도다. 저자와 잉글우드교회는 독서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학습하며 성장해 가는 길을 가고 있다. 잉글우드 교회는 지역교회로서 지역의 변화를 위한 일에 참여해 왔고 그것을 위한 중요한 방법으로 독서를 제시한다. 저자는 교회를 학습하는 조직으로 보면서 독서가 지역 사회의 건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필수적인 실천임을 말한다. 독서를 통해 예수의 길을 더 깊고 온전히 따르고 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화해 사역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어떻게 교회와 이웃의 번영을 돕는가?’ 라는 이 책의 부제이자 핵심 질문을 가지고 저자는 독서의 중요성을 하나 하나 점진적으로 발전시킨다. 독서와 대화를 통해 사회적 상상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는 교회와 이웃, 세계 전체에서 번영하는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전개해 나간다.
기본 텍스트인 성경 외에도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님의 화해 사역에 참여하기 위해 다양한 텍스트들을 읽어야 하고, 이러한 독서, 그리고 함께 하는 대화는 교회의 정체성을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소명을 분별하고 성숙시키는 데도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교회는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갖추고 교육 받은 시민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함으로써 교회 밖의 이웃과 대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역의 번영을 추구하기 위해 독서를 실천함으로써 지역으로 더 깊이 들어가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더 확장되어 피조 세계 전체의 번영을 상상하며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데에도, 경제와 정치체제에 신실하게 참여하는 데에도 독서는 필수적이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어떻게 교회에서 독서 습관을 장려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맨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느리고 세심하게 읽기를 권한다. 또한 성경뿐 아니라 직접 부딪히는 삶의 자리와 관련된 독서를 할 것을 제시한다. 저자는 독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말하는데 독서와 대화가 병행되어야 함을 말한다. 각종 모임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 또한 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서관, 서점, 큐레이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독서 문화를 만들어갈 것에 대해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회 안에서 독서가 줄 수 있는 유익이 무궁무진함을 보게 된다. 과연 이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교회가 단지 종교적인 의식을 행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또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함으로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는 사명을 갖고 있기에, 지금 우리의 교회 공동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든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한 걸음부터 내딛는 것 말이다. 여러 가지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생각할 거리들이 많아서 유익한 책이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하고 그것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일에 쓰임 받으려면 깊이 볼 수 있어야 하고 더 많이 배워야 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것이 혼자 책상에서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공동체인 교회의 구성원들이 성실히 함께 읽고 대화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오랜 기간 쌓여간다면 어느덧 교회도 변화되고 그 교회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변화되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