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추리소설을 막 읽다보니 이젠 목록에 적어놓은 책은 거의 다 읽어서 읽을게 사라졌었다. 그래서 ‘디시인사이드 추리소설갤러리’ 공지에 있는 ‘추리소설 입문작 추천’ 중에서 안읽은 것이 있나 하고 천천히 화면을 내려갔다. 그러다가 바결을 한 것이 이 [외딴섬 퍼즐]이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정확히 어떤 장르인지도 모르지만 ‘입문작 추천’이니 믿고 봐도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바로 도서관에 이 책이 있는지 검색을 하고 있길래 대여를 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진화하는 퍼즐을 푸는 자가 다이아몬드의 상속자가 되리라’
에이토 대학 추리소설연구회의 홍일점 아리마 마리아의 제안으로 에가미 부장과 아리스는 마리아의 할아버지가 숨겨둔 보물을 찾기 위해 외딴섬 가시키지마로 향한다. 열쇠는 섬 곳곳에 놓인 모아이 상 25개의 방향. 섬에는 그들 말고도 마리아의 친척을 비롯한 10명의 사람이 머무는데, 폭풍우가 몹시 치던 밤 두 사람이 총에 맞아 살해된다. 계속되는 연쇄 살인 속에서 추리소설연구회 회원들은 보물찾기와 살인범찾기를 병행하며 사건의 진상에 점차 다가서는데…….
상당히 잘 짜여진 책이다. 입문작이라고 해서 정말 별 생각없이 가볍게 읽었었는데 매니아가 읽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여태 고립되거나 일본의 옛 설화와 관련된 살인이 일어나는 책이면 ‘김전일’이 생각이 났었는데 이 책은 그런거 없이 그냥 딱 ‘김전일’ 느낌이 났다. 엄청나게 비싼 보물이 숨겨진 섬에 그것을 찾기 위해 섬에 찾은 친구들.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살인, 연락수단은 범인에 의해 모두 단절이 되어서 다음 배가 올 때 까지 꼼짝없이 고립이 된 상황. 그리고 또 이어지는 죽음! 딱 이렇게만 봐도 그냥 ‘김전일’이다. 내가 워낙 ‘김전일’로 인해서 추리라는 장르를 좋아하게 돼서 그런지 이 책도 상당히 재미나게 읽었다. 잘짜여진 트릭과 동기, 그리고 깔끔한 결말까지.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아주 전통적인 추리물이기도 하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입문작 추천으로 괜찮았다. 거기다가 마지막 해설로 가기 전에 독자에게 내미는 도전장도 있어서 스스로 추리할 시간도 갖게 만들었다. 보통의 추리소설이랑 다르게 어딘가에 숨겨진 증거나 힌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조금만 꼼꼼히 읽고 의심을 하고 그랬으면 충분히 맞힐수 있을 정도로 책 안에 모든 힌트가 다 담겨있다. 그런데도 열심히 내 나름대로 추리를 해보았지만 부끄럽게도 틀려버리고 말았다.
[외딴섬 퍼즐]은 추리소설 입문작이라고 불리우는 이유가 있는 책이였다. 놀러를 가서 고립이 되고 그곳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하나 둘 증거를 수집하며 그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해결하는 재미면 재미, 추리면 추리 딱 우리가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정석같은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