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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페르님의 서재
  • 둘의 힘
  • 조슈아 울프 솅크
  • 19,800원 (10%1,100)
  • 2018-11-15
  • : 120

고독한 천재가 아닌 창조적 한 쌍의 신화를 정교히 직조해 내는 책. C. S. 루이스와 J. R. R. 톨킨에서 서로가 하나의 활을 균형 있게 당기고 있는 행위예술로 유명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울라이까지, 책 속에 등장하는 한 쌍들의 각종 일화를 읽고 있다 보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흔한 명제를 이만큼 설득력 있게 설명한 책이 있을까 싶다.

 

책을 비롯한 여러 작품이 공저임에도 한 명의 저자를 단독으로 내세우는 이유를 분석한 부분도 흥미롭다. 저자와 ‘창조적인 한 쌍’을 이루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저자와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개인은 끝까지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린 파트너를 찾는다는데, 이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가 결합했을 때 가능하다는 저자의 설명은 지금 창조적인 파트너를 만난 이들에게 그들의 이유 있는 만남에 더욱 특별함을 부여한다. “위대한 한 쌍 가운데 상당수가 맨 처음에는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동족 혐오’를 떠올리게 하는데, 아직 나의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자신의 파트너와 관계의 역사를 채워나가고 있을지 모른다. 한 명의 천재만이 추앙받던 역사 속, 가려졌던 수많은 너와 우리를 비추는 이 책은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관계성에 온기를 더함으로써 서로의 다름이 만나 온전한 모습이 된 우리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고독한 천재를 숭앙하는 문화에서 수많은 여성이 받아 마땅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예를 들어 라이너스 폴링이 1962년에 평화 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정작 남편을 그 운동으로 인도한 아내 에이바 헬렌 폴링은 외면당하고 말았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창조적인 남성들이 그 아내의 (연구 조교로서, 편집기사로서, 심지어 남편의 이름을 달고 있는 기업의 CEO인 여성들의) 노고에 대한 공을 종종 가로챘다. 이런 종류의 편견은 물론 여성 너머로까지도 확장된다. (p.22
한편으로는 우리가 어떤 집단과 상호작용하기보다는 오히려 한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에 더 개방적이고 깊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영혼 역시 양육자와의 일대일 교류를 통해서 점차 형태를 갖춰가지 않는가.(p.27)
신뢰는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어떤 학자들은 신뢰가 일종의 중압감 테스트에서 비롯된다고 제시한다. 즉 누군가가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할 때에 비롯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창조적 한 쌍들에게서 더 자주 발견한 것은, 한 쌍들이 함께 위험을 감수할 때에 신뢰가 그에 맞추어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p.81)
심리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사회적 전염"이라고 부른다. 즉 심리학자 일레인 햇필드가 입증한 것처럼, 사람들은 서로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억양, 말의 빠르기, 말의 강도, 말의 빈도, 침묵, 반응의 속도 등이 서로 비슷해진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호감을 얻고자 하는 의도적 노력으로 서로를 모방한다고 생각해왔지만, 흉내는 훨씬 보편적인 인간 행위이며, 대개는 무의식적이다.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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