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나 살다 보면 반드시 비를 만나게 되는 법이란다. 진짜 비와 개자식들과 다채로운 헛소리들 말이야." 할머니의 말씀을 살짝 바꿔보았다. 과연 할머니의 말씀이 옳았다. 누구나 자기 몫의 비극이나 광기, 사연이 있다. 그러나 그 공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어둠이 없으면 빛도 없으니까. 고통이 없으면 위안도 없으니까. 나는 이토록 거대한 슬픔을 느낄 수 있으면서 동시에 거대한 행복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기쁨의 매 순간을 포착하고 그 순간을 살아간다.”
/제니 로슨,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中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미국판. 장애와 우울증을 겪는 저자가 '살아남기'보다 '살아가기' 위해 블로그에 연재한 글들을 묶은 이 책은 사회에서 규정한 ‘정상인’은 과연 무엇이며, 그 범주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어떤 문제를 극복하는 것보다 더욱더 어려운 일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인정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 점에서 자신이 미쳤다는 걸 알고 이를 시작점으로 삼는 저자의 태도는 무척이나 용감하고 결국에 변화하는 사람은 누구일지에 대한 모범 답안이 되어준다.
이 책의 원제인 <FURIOUSLY HAPPY>, 즉 '격하게 행복하라'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저자가 고안한 운동이다. 정상인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극단적 기쁨을 경험하며 삶을 만들어가는 저자의 경험담을 읽고 있다 보면, 사회에서 규정한 ‘정상’의 범주에 들기 위해 감정의 스펙트럼을 최소한으로 줄여나가는 현대인들이 삶이 얼마나 단조로운지 깨닫게 된다. 글을 읽고 있다 보면 저자의 뇌 속을 온몸으로 여행하는 느낌이 드는데, 그 느낌이 무척이나 낯설어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인데, 이는 어찌 보면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버티는 현대인들이 그간 느껴본 적 없는 ‘격한 행복’ 앞에서 아직은 반응할 감정이 남아있다는 청신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