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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우리가 우주에서 발견한 것 중 가장 경이로운 구조물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p.512)
의식이 존재하는 모든 순간은 말할 수 없이 값지면서 깨지기 쉬운 선물과 같다. 이 사실을 안다면 삶의 목적을 놓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커다란 목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511)
두뇌스캔, 텔레파시, 염력, 기억 저장, 꿈, 외계인의 두뇌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영역이었던 분야들에 “답은 인간의 마음”이라고 답하는 이 책은, ‘문제해결의 답은 우리 안에 있다’는 흔한 명제를 정확하고 섬세하게 구현해낸다.
이 책의 저자 미치오 카쿠는 물리학을 주제로 한 교양 과학서를 다수 집필하며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애써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인간의 마음과 뇌를 다룬 <마음의 미래>를 통해 대중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성공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집필하며 고수한 두 가지 원칙을 밝힌다. “첫째, 물리학 법칙에 기반하고, 둘째, 시제품이 존재하는” 연구 사례만 다루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눈에 보이지 않던 수많은 영역에 가시적이고 논리적인 증거들을 제시하며 대중의 물음표를 성실하게 느낌표로 바꾼다.
책 속의 사례들은 물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물리학을 모르는 누구나 이 책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저자는 친절하고 쉬운 설명으로 대중과 보폭을 맞춰 나간다. 뇌과학의 관점에서 <인셉션>과 <이터널 선샤인> 등의 다양한 영화 속 장면을 분석하며 실현 가능성을 설명하고, “시냅스를 고속도로의 곳곳에 설치된 요금소라 하면, 특정한 약은 요금소의 차단기를 열어서 자동차(정보)가 아무런 방해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해준다.”라는 설명이 대표적인 예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가장 빛나게 해주는 건 “우리는 모두 별의 후손”이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는 의식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생명체가 겪어온 길고 험난한 생물학적 사건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아무리 좋고 당연한 말이라도 그것이 구체적 근거 없이 상투적으로 쓰이면 진정성을 잃고 허공을 맴돈다.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라는 말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죽은 별의 잔해인 원자로 이루어진 게 우리의 몸이며, 이런 기적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값진 존재가 생명”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존재가, 실은 얼마나 많은 변수가 세밀하게 세팅되어 달성한 성과인지 묵묵히 이야기한다. 칼 세이건과 최재천의 과학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을 미치오 카쿠는 또 한 번 불러일으키며 독자에게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함을 주는 안내자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