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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12,600원 (10%700)
  • 2019-06-24
  • : 59,362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김초엽이라는 작가의 단편 소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알라딘에서 호평이 많아서 읽어보았고, sf소설이라 책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읽어냈다곤 생각되진 않지만 읽을 때에는 잔잔하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테드 창의 작품보다는 쉽게, 따뜻하게 , 인간적으로 읽힌다고 할까?
(테드 창의 작품이 작품성에선 더 높게 평가될지 모르나, 난 너무 어려웠. . 다)


​김초엽이 펼쳐내는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그리움'과 '소통'을 이야기한다. 시간을 가로지르는 소통, 그리고 공간을 가로지르는 그리움을 작품 속의 기본 베이스로 가지고 있는 듯하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단편 소설은 '공생 가설' 과 '관내 분실' 이다.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간성 혹은 이타성이 아주 어렸을 때 외부로부터 접촉으로 시작된 것이라면?

공생 가설은 '외부의 어떤 존재'가 자신들의 행성을 잃고 떠돌다 지구의 아기들에게 공생하면서 후에 떠나간다는 공생 가설을 제시한다.

류드밀라라는 화가는, 유일하게 그들이라는 존재를 잊지 않고 그들의 행성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화가로 나온다.
류드밀라가 표현하는 작품들은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 사람들로부터 끊임없는 향수와 그리움을 자극하는 애틋한 작품으로 유명세를 펼치는데. . . 실은 인간이 한 때 같이 공생했던 그들의 기억을 맘 한 켠에 담아내고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또한 그들은 그저 외계의 생명체가 아니라, 도덕적이고 철학적인 것,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특성을 본능밖에 모르는 인간 아기에게 가르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다, 아기들이 성장하면 그들은 공생하던 인간을 떠나게 된다.
류드밀라의 작품 '나를 떠나지 말아요' 연작은 바로 그들을 추억하는 류드밀라의 그리움이 빚어낸 작품일 것이다.

우리에게 '인간성'은 타고난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인간과 수만 년간 공생해온 어떤 존재들이 있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을 독특한 상상력과 그럴 듯한 과학적 장치를 통해 이야기한다.



#) 지구를 떠나야만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소중한 누군가를 우주 어디 편엔가 놓고 왔다면?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우주 어딘가에 가족을 두고 온 노인과 필요 없어진 우주 정거장을 폐기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젊은이와의 대화로 이루어진 단편 소설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노인은 가족을 찾아 떠난 여정을 실패할 것이다. 영원히 우주 한 편을 떠돌거나, 떠돌기 이전에 죽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다.



#) 마인드 데이터로 죽은 사람이 자신의 기억과 신호를 데이터화한다면, 그들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건내야 할까? - 관내 분실 -

'관내 분실'은 죽은 사람의 기억과 뇌에 담겨진 이미지와 온갖 신호를 전기적. 화학적 코드로 마인드 데이터화한다는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인간의 뇌를 코드로 변환하거나, 인간의 기억을 데이터화하여 영구 저장할 수 있다는 소재는 공상과학 소설에서 자주 등장한다.
관내 분실이 인상적이었던 점은 소재 자체보다 살아있을 당시에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소통하지 못했던 모녀가 , 딸이 임신을 겪게 되면서 엄마를 찾고,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딸의 모습이 보통의 모녀들 모습 같았기 때문이다.

한 여인으로서의 삶, 엄마라는 삶, 진짜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이해하고 싶지 않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엄마를 이해해요".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건낸 이 단 한마디. 진짜 소통이 이루어진 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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