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연인과의 재회
책쾌 2009/04/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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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 결혼 시키기
- 앤 패디먼
- 8,820원 (10%↓
490) - 2002-10-31
: 7,516
정말 오랫만에 아주 유쾌한 책을 만났다.
사춘기, 그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혼자 키득거리다가... 터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책을 부여잡은 채 마침내 침대에서 뒹굴기도 했다.
솔직히 뭐 그리 우스운 내용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저자가 풀어놓는 책의 매(마)력,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맛볼수 있는 크나큰 즐거움, 나또한 그 즐거움에 공감하며 그간 잊고 있었던 그 즐거움에 푹 빠져보고 싶어서 더 크게 웃었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입담에 홀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순식간에 읽어버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헉!! 남은 면이 얼마 없지않은가! 즉시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정말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던 음식이 얼마 안 남자, 순간 당황, 돌연 공작부인이라도 된듯 천천히(사실은 아껴먹으며) 우아하게 그 맛을 음미하듯이 말이다.
한때는 누구 못지않은 독서광이라 자부하며 유별난 책욕심, 책사랑을 은근히 과시하기도 했는데... 살림이니 육아니 가정경제니 하며 신간서적은 물론 도서관이나 헌책방의 책들에게까지도 발걸음을 뚝 끊어버린 나!! 이처럼 책으로부터 멀어진 나를 책망하며 오늘의 나의 모습에 비애가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니나... 이 책을 읽어나가며 그 우울함이나 비애감을 털어내고 내가 떠나 보낸 ''책''이라는 옛 연인과 다시 재회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 또한 저자 앤 패디먼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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