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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lywoodmin님의 서재
  • 어번던스 코드
  • 윤유리
  • 18,000원 (10%1,000)
  • 2026-01-05
  • : 490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안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시간

요즘 나의 하루는 늘 바쁘다. 해야 할 일은 많고, 머릿속은 쉬지 않는다. 겉으로 보면 안정적인 삶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이 방향이 맞나?”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바로 그 질문 앞에서 만난 책이 『어번던스 코드』였다. 이 책은 성공이나 성취를 외치기보다, 내면의 방향부터 다시 점검하자고 말하는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여백이다. 문장이 길지 않고, 한 장 한 장 숨 쉴 공간이 있다. 사진으로 담긴 페이지들처럼 작은 잎사귀 그림과 단정한 문단은 읽는 사람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낮춘다. 이 책은 빨리 읽히지 않는다. 아니, 빨리 읽히면 안 되는 책이다.

『어번던스 코드』는 끊임없이 묻는다.
왜 우리는 명상을 해야 할까.
왜 잘 시작한 일들이 끝까지 가지 못할까.
왜 바쁘게 살고 있는데도 마음은 늘 불안할까.

그 질문들은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일상적이라 외면해왔던 것들이다. 책 속 문장 중 “내면이 안정되면 커리어가 달라진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한동안 책을 덮고 생각했다. 우리는 보통 순서를 반대로 생각한다. 커리어가 안정되면 마음이 편해질 거라고. 하지만 이 책은 그 믿음을 조용히 뒤집는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좌절은 인생의 모멘텀을 바꾸는 축복이다’라는 메시지였다. 좌절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방향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살면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은 늘 찾아온다. 그때마다 나 자신을 다그치기 바빴는데, 이 책은 전혀 다른 말을 건넨다. 지금의 멈춤이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고.

사진으로 담긴 중반부 페이지들에서는 명상과 내면 안정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이유는 명상을 ‘특별한 수행’으로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 5분, 눈을 감고 지금의 나를 바라보는 것. 그 단순한 행위가 삶의 태도를 바꾼다고 말한다. 명상을 삶과 분리하지 않고, 삶 그 자체로 끌어오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목표만 보고 달리던 시기, 성과로 나 자신을 증명하려 했던 시간들. 그때의 나는 늘 불안했고, 늘 부족하다고 느꼈다. 『어번던스 코드』는 그런 나에게 “이미 충분하다”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무언가를 더 얻어야 풍요로워지는 게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풍요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또 하나 마음에 남았던 문장은 “나는 환경이 아니라,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였다. 책임을 묻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읽고 나면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를 몰아붙이지 않는다. 대신 선택의 가능성을 조용히 열어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시작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끝까지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흐지부지 끝난 일들이 마음속에 남아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끝내지 못한 일은 실패가 아니라, 에너지의 잔상이라는 표현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작정 더 열심히 하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 하고 있는 일 하나를 제대로 마무리해보라고 말한다.

『어번던스 코드』는 자기계발서이면서도, 에세이에 가깝다. 조언보다는 경험을 나누고, 방법보다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읽는 동안 평가받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누군가 옆에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는 느낌에 가깝다.

책을 덮고 나서 당장 삶이 달라지진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마음의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조급함이 조금 느려지고, 비교가 잠시 멈춘다. 그리고 다시 내 하루를 바라보게 된다. 지금 이 방향이 괜찮은지, 혹은 조금 돌아가도 되는지.

이 책은 성공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하나 건네준다. 그 기준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 그래서 『어번던스 코드』는 목표를 세우기 전에, 방향을 점검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바쁘게 살고 있지만 마음이 자주 지치는 사람, 잘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 책이다.

나에게 이 책은 ‘정답’이 아니라 ‘나침반’이었다. 앞으로도 가끔 방향을 잃을 때, 다시 펼쳐보게 될 것 같다. 천천히 읽고, 천천히 생각하고 싶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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