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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나는 나비
  • 시골집,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 서주희
  • 12,420원 (10%690)
  • 2025-11-05
  • : 920
#시골집이좋은걸이제야알았다니 #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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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에서 태어나 빌라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만 살았다. 시골살이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몇 번 이야기를 들어본 것이 전부다.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에 가까워져서 좋지만, 동시에 일이 참 많다고 하셨다. 이 간단한 요약만 가지고는 시골살이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 서주희 작가님의 《시골집,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다. 작가님은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코로나를 거치며 시골집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반 년 동안 임장을 다니다 50년 된 구옥을 만났다. 작가님과 동갑내기 남편, 초등학생 딸 세 식구는 그렇게 시골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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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부록('집수리의 7대 지옥')에도 적혀 있지만, 시골집 고치기부터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 철거의 범위, 구조 변경 등 집수리 계획을 세우는 데 한 달이 걸렸다고 한다. 슬레이트를 제거하고 장판을 걷을 때도 수많은 쥐똥과 바퀴벌레를 마주하며 한 달 가까이 몸과 마음이 탈탈 털렸다. 도배지를 뜯고 모르타르를 만들어 수천 장의 벽돌을 쌓았다. 전기 작업은 악기 수리에 취미가 있던 작가님 남편이 무사히 해냈다. 운 좋게 훌륭한 전문가를 만나 목공, 타일, 도배, 장판 수리를 말끔하게 마쳤다. 페인트와 실리콘 칠까지 부부의 힘으로 마쳤지만, 무엇보다 철거 작업이 끝나가던 무렵 툇마루에 올려두었던 공구를 도둑맞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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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골살이의 장점이 분명하다고 느꼈다. (AI로 인해 수많은 직업이 없어지는 와중에, 작가님이 익힌 온갖 집수리 기술은 여전히 몹시 유용할 것 같아 부러웠던 것도 포함…….) 서주희 작가님은 시골집에 와서 한 일은 대단치 않다고 말한다. 그는 때가 되면 일어났고, 밥을 해 먹었고, 텃밭에 씨를 뿌렸고 수확했고, 잠을 잤다. "당장 주어진 오늘을 잘 채우는"(p.10) 일상을 산다. 마트 채소 코너에 진열되어 있던 '상품'은 직접 심고 가꾸고 거두며 하나의 '생명'으로 다가온다. 이웃과 주고받는 먹거리로 자연스레 밥상 메뉴가 결정되고, "남들보다 늦으면 늦은 대로, 잘 안되면 안 되는 대로, 부실하면 부실한 대로 살면 된다"(p.160)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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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시골살이 에피소드는 술술 읽힌다. "저는 시골 생활이 좋아요."라고 답하는 작가님의 사려 깊은 마음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을 시골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지역·예산 설정부터 임장, 축사나 산기슭 위치 등의 배제 조건, 미등기 여부 점검, 학령기 아동이 있을 때 고려할 점까지 모두 짚어준다. 대문이 없거나 열고 다니는 시골의 삶과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시골살이 로망이 없더라도 추천한다. 자신의 성향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맺고 싶은지, 내가 내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어떤 행복의 모습을 꿈꾸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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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reminin_books)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 구픽(@gufic_pub)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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