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순심 작가님은 쌍둥이 아이를 키운다. 그는 엄마이자, 뇌병변 장애가 있는 장애인이고, 21년간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전작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와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에 이어, 세 번째 책으로 장애가 있는 양육자의 입장에서 아이 키우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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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가인권위원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부부는 임신이나 출산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문항에 응답자의 약 70퍼센트가 긍정적'(p.6)으로 답변했다. 비장애인이었다면 당사자가 아닌 주변에서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같이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상황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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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나 욕구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자란 장애인 당사자들 또한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작가님도 여러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왔다. 장애인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완벽'하려고 노력하고, 아이들이 장애가 있는 엄마를 외면할까봐 불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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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에피소드들을 겪고 나서 작가님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장애와는 별개"(p.44)라고 말한다. 좋은 부모라는 기준은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 모두 다른 성향과 기질을 가진 아이와 부모가 만나 다투고 맞춰나가며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서로 바라는 관계의 모습도 다 다를 텐데, 우리 집의 모습을 남들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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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나는 출산과 양육을 망설이는 예비 장애인 부모에게 당신은 아이를 키우는 것에 무능력하지 않고 사회적 뒷받침이 없는 것뿐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말한다. 나도 우리 사회가 겉모습으로 어떤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틀을 씌우지 않기를 바란다. 누구에게나 힘든 아이 양육이, 장애라는 조건으로 인해 유난히 고되지 않도록 촘촘하게 복지를 제공하는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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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