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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보수주의는 고전 보수주의와 공통점이 거의 없다. 사람들이 고전 보수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그것은 적어도 인간이라는 존재의 특별한 자질에 대한 추동된다. 게다가 옛 보수주의와는 달리 그것은 지킬 전통이 없다. 이전의 좌파와 우파가 똑같이 공유하는 공포 보수주의는 그들이 강력하게 신봉하던 신념 및 가치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고방식이다. (20-21)
공포 보수주의는 인간의 잠재력이 쇠퇴했다는 의식을 조장함으로써 번성한다. 과학과 기술의 이익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무책임하게' 지구 생태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빈번히 비판받는다. 동물적 본능에 대한 인간 이성의 우위를 단언하는 것은 '종 차별주의'라는 혹평을 감수해야 한다. 오늘날의 정치적 상상력의 상실 이면에는 인간에 대한 폄하가, 그리고 근대 문명 발전의 주요한 특징이 되어온 인본주의적 전망에 대한 거부가 숨어 있다. 이것이 공포 정치가 번성할 수 있는 지형을 제공한다. (35)
정치의 회복은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설계된 새로운 장치의 발견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만연한 한계 문화에 도전함으로써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달려 있다. (36)
1990년대에 공중의 신뢰 부식은 정치 체계 자체에 대한 국민의 의심 풍조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출현한 것이 반정치라는 이름,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냉소적 경멸, 웨스트민스터와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추잡함과 타락에 대한 강박증이다. (53)
좌파와 우파 모두의 신뢰의 토대를 침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세 가지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냉전 그리고 1980년대의 문화 전쟁이다.(80-81)
두 가지 매우 다른 노선---미래를 포기한 노선과 과거를 상실한 노선---을 통해 좌파와 우파는 현재의 영역으로 수렴되었다. 심원한 현재주의presentism 의식은 모든 분파의 정치 게급의 전망에 널리 퍼져 있다. 과거와 단절되어 있고 또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회는 역사의식의 약화에 시달리게 된다. (89)
위험에 처한 존재라는 개념은 위험 감수라는 고전적 관념과 극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을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위험 감수'라는 정식화는 개인들이 선택을 할 수 있고 또 탐험과 실험을 하겠다고 결정할 수 있다는 가정을 포함하고 있다. 위험 감수는 행위를 통해 긍정적 결과를 산출하고 환경을 일정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적극적 주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위험에 처한 존재라는 개념은 인간존재와 경험 간의 이전의 관계를 전도한다.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은 개인에게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역할을 할당한다. (110)
역사적 사고는 인간 조건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식의 한 형태이다. 역사적 사고는 모든 사회적 배열을 일시적인 것으로, 그리하여 사람들이 당면한 도전들을 헤쳐나감으로써 한층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본다. (125)
인본주의의 인간화는 인간 발전의 결과를 예단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도그마로서의 인본주의가 아니라 인간들이 행하는 것으로부터 우리 안간이 학습하는 것을 중시하는 하나의 관점으로서의 인본주의이다. (133)
개별 국가 제도의 결함이 무엇이든지 간에, 진정한 참여의 문제는 국제기구의 경우에 훨씬 더 클 수 있다. 적어도 이 점에서 지구적 시민사회의 주창자들은 개별 국가제도의 민주적 결함은 비판하면서도 훨씬 더 큰 국제적 관료제화 경향과 맞서기는 피하는 이중의 기준을 채택한다. (148-149)
지역 시민 단체들의 출현이 사회의 정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유용한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공중이 국가의 정치 생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초래하는 결과를 벌충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154)
실제로 협의는 진정한 심의를 가장한 관리 도구가 된다. 심의를 위한 발의는 항상 위로부터 나오고, 그것이 실행되는 조건들은 전문 컨설턴트들에 의해 구성된다. 심의 과정은 전문가들이 수립한 '절차, 기법, 방법'에 의존한다. 절차 자체는 전문 퍼실리테이터들에 의해 관리되고, 그들은 참여자들의 관리를 돕기 위해 고안된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이것은 참여자들이 평등하게 상호작용하는 포럼이 아니다. (160)
하지만 이처럼 민주주의와 발언권 부여를 등치시키는 것은 이 중요한 정치적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한다. 실질적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확인이라는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하고 또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기회를 제공하는 정치생활의 한 형태이다. 포함의 제도화는 민주주의 문제를 우회하고자 한다. 그것은 또한 의미의 문제도 우회한다. 그것은 포함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기회를 목적의 정치의 대체물로 제시한다. 관여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정치의 목적과 부딪치는 과제는 회피된다. (166)
국민들의 감정 관리는 어떤 구체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 그 목적은 권위에 대한 종속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1984년』에서와는 달리 사상 단속의 권위주의적 ·강제적 차원은 좀처럼 공개적 ·공적 형태를 취하지 않는다. 그러한 단속은 처벌 제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취약함, 무기력함, 의존성의 의식을 조장함으로써 통제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그것의 목적은 자기 제한의 감성을 내면화시키는 데 있다. (212-213)
이전 시대에 공적 제도들은 용인할 수 있는 행동과 신념을 증진하고 강화하는 것을 지향했다.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활동에 어떤 목적의식을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로 그러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로 그러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국민들의 주체성을 관리함으로써 순응과 의존을 조장하는 접근 방식을 선택해온 이유이다. 이 접근 방식은 국가의 일을 공적인 것에서 사적인 것으로, 그리고 좀 더 염려스럽게는 개인들의 내적인 삶으로까지 확대한다. 정치의 사망은 공적 불만을 치료요법적 개입이 손쉬운 사적 문제로 체계적으로 바꾸는 과정을 촉진한다. (215)
정치를 재구성하기에 앞서, 우리는 널리 퍼져 있는 취약성 패러다임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감상들에 우호적인 지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인간임의 인간화는 널리 퍼져 있는 운명론 문화에 도전하는 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직면하는 가장 긴급한 문제이자 실제적인 문제이다.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