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계, 그러나 신화 속 세계, 그리고 재/생
해..내음새... 2000/08/1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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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래 세계, 그러나 과거 신화 속의 세계
신화에 대한 내 지식이 부족해서, 그리고 전면 핵전쟁 이후의 황폐화된 지구와 수많은 괴생물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낯설어서, 처음에는 진도가 잘 안 나가던 책이다.
그러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수도 없이 끌어다 쓴 그리스 신화보다도 더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해 퍽이나 아름다운... 유려하다는 표현에 걸맞는 문체와 강렬한 신화적 상징들이 이 신화속 세계를 굉장히 생동감있게 드러내고 있다.
2. 여러 재생 모티프 속에 되살아나는(재생하는) 신화 속 세계
추정 연령만도 240살이 넘는 신화 속 신을 닮은 인물 콘라드의 이야기는, [재생(rebirth, 再生)]에 온통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카라기오시스, 콘스탄틴, 칼리칸자로스 등의 다양한 이름(별칭)을 가진 콘라드는, 레드폴을 창립하고 온갖 무력저항운동을 펼치던 카라기오시스가 지구 귀환 운동의 한계(혹은 허구성)을 깨닫고 자기 자신을 죽인 후 다시 태어난(rebirth, 再生)한 인물이다.
그는 귀환 운동이 아닌 유적 보호국이라는 공직을 통해 다른 각도에서 지구의 <재생>을 위해 투신한다. 의문스러운 여행길에서 여러 각도의 탐색을 거친 끝에, 미슈티고에 대해 그가 취하는 행동 역시 지구 <재생>을 위한 노력이다(책을 읽은 사람은 이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를 현재의 콘라드가 아닌 과거의 카라기오시스라고 되풀이해 부르며, 그에게 래드폴을 창립한 카라기에 걸맞는 행위를 요구하는 디안느와 핫산에게 그가 계속 되풀이하는 말(나를 콘라드라 부르게 ..and call me Conrad) 또한, '다시 태어난 새로운 사람인 내'가 '재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임을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확인시켜 주는 것이 아닐까.
3. 옥의 티
글쎄, 어쨌든 난 쓸데없는 인물을 되살려내는 것엔 반대다. 그것이 끝판의 맥을 다 빼 버렸던 것만 빼면 별 다섯 개를 줘도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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