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그만좀 간지럽혀**
> #Personal/독서감상문
> 미결 <가장 완벽한 고백의 밤>
처음의 책은 독자를 정말 간지럽혔다.
등장인물인 서원과 치경은 둘다 어릴적부터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그냥 얼굴을 아는 사이 정도였다. 대학에 들어와 부쩍 친해진 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특히 서원은 70%정도는 나같은 캐릭터라고 느껴졌다. 여러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 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포장용기를 들고다니는 점까지. 그리고 학교에서 동기들과 마구 어울리기보다도 조용히 술자리를 피하고 본인 공부만 한다는 점도. 시도때도 없이 지식이 튀어나오는 점도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경은 서원을 짝사랑 한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모르는듯 서원은 애석하게도 치경의 마음을 흔들어버리는 언행을 자주 보인다. 그러나 서원은 치경을 친구로써 좋아하는건지 아니면 그 이상인건지 알 수 없는 미묘한 선에서 줄타기를 한다. 이런 점은 치경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나까지 애태우게 되었다. 술을 마시고 홧김에 치경은 서원에게 고백을 해버렸다. 그동안 본인을 애태우고 괴롭힌 서원이 미워서였을까 치경은 울면서 마음을 토해냈다. 나에게는 그런 치경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특히나 “왜 이름도 염서원이야, 이름도 이뻐” 라는 문장은 치경이 반쯤 맛이 갔으면서도 서원만을 생각하는 귀여운 모습이 돋보였다. 그리고는 도저히 서원의 거절을 들을 자신이 없던 치경은 서원의 입을 온힘을 다해 막고 내일 대답을 듣겠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내일은 오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끔찍한 내일이 와버렸다. 교수님이 학생을 물고 물린 학생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마치 괴물에 가까운 생명체가 되었다. 치경은 그걸 본 즉시 서원이 강의를 듣고있는 강의실에 달려가 서원을 데리고 미친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둘은 손깍지를 끼고 달렸다. 서원은 꾸준히 운동을 해서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나 치경은 아니었다. 서원이 달리는 페이스가 너무나도 버거웠지만 서원을 놓칠수 없었기에. 고백의 답을 아직 못 들었기에 죽을수는 없었다. 그렇게 기숙사로 달려간 둘은 문을 걸어잠그고 간단히 짐을 챙기고 잠을 청했다. 사실 치경만 잠을 잤고 서원은 불침번을 섰다. 치경은 고백의 후유증으로 뜬눈으로 밤을 새웠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렇게 둘은 기숙사 -> 수리과학동 -> 호수 -> 학생회관 을 거쳐 스펙타클한 여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마찰이 있었으나 이책에서의 남자는 정말 비호감들이었다. 현실에 있을법한 극혐인 남자의 상으로 만든 캐릭터들 밖에 없었다. 군대부심, 약자 멸시, 공격성 등등 정말 짜증나는 요소들밖에 없었다. 뭔가 여자는 옳고 남자는 나빠 같은 캐릭터 구성이었다. 웃기면서도 짜증나는 이 마음은 참 아이러니 했다.
기숙사에서 나오게된것은 다름아닌 서원의 룸메이트 때문이었다. 이미 거의 사람이 아니게된 룸메이트는 간신히 정신만 유지한테 기숙사의 비밀번호를 마구 누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어락은 다섯번 틀리면 보안 경보가 울려버린다. 결국 꼼짝없이 기숙사에 갇혀 죽는것보다는 탈출하는게 낳겠다고 생각한 둘은 기숙사에서 내려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리과학동에서 생존자들이 만들어둔 임시 셀터에 어쩌다 도착하게 되었는데 이때 정말 남자들과 많은 마찰이 있었다. 그럼에도 나를 웃게해준것은 두명의 여학생 후배들이었다. 남자들의 이기심과 우월감에 정말 눈쌀이 찌뿌려졌다. 더이상의 마찰을 피하고싶었던 치경과 서원은 결국 셸터를 빠져나가게 되었다. 남자들에게 질려버린것이겠지.
셸터에서 나와 학생회관에 다다라 어떤 정신이 아픈 남자에게 밀쳐져 넘어지며 크게 다친 치경은 결국 움직이기 힘든 지경이 되었다. 거동이 불편한 치경과 함께 움직이던 서원은 결국 치경을 놓치고 말았고 호수에 빠져버리게된다. 학교의 호수 중앙에는 동상이 있었고. 감염자들은 물을 건너지 못했다. 치경은 호수의 동상에서 다시한번 서원에세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런뒤 도서관이 터져버렸다. 정말로 이상한 배경을 뒤로한 고백이었다. 서원은 치경의 고백에 드디어 답을 해주었다. 그러며 참아왔던 울분을 토해냈다. 왜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냐고. 왜 대답하지 못하게 했냐고. 너에게는 더 멋진 고백이 어울리는데 왜 이런상황에서 고백하게 만드냐고….. 그러며 말한 “왜 좋아하고 싶었던 시간보다 좋아할 수 있는 시간을 짧게 만들어”, “왜 내일 대답해달라고 했어. 내 대답은 언제해도 똑같은데, 단 한번도 변하지 않았는데.” 이 두 마디가 가슴을 울렸다. 그리고 오랬동안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뚤리듯 시원해지는 순간이었다.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한 둘이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얻은 기회에서 둘은 절대로 죽을수 없었다.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둘은 온힘을 다해 호수를 빠져나갔다. 이윽고 서원과 치경은 결국 어떤 방에 꼼짝없이 고립되게 되었다. 문앞에는 감염자, 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순간 꼼짝없이 죽고말것이다. 그러나 기적같이 헬기가 나타가 문앞의 감염자를 다른곳으로 유인했고 움직일수 있는사람은 학생회관 뒤편의 지하철 역으로 이동하라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맙소사 구하러와도 모자랄 판에 직접 움직이라고?
그러나 이러한 군의 대응과 태도에 불만을 가졌던 자가 있었으니. 중위 기솔과 의사 하늘이었다. 이들은 결국 소수의 인원을 끌고 감염자들이 득실거리는 캠퍼스에 들어갔다. 서원과 치경을 발견해 무사히 구출해냈고 폭격이 있을 6시 전에 최선을 다해 빠져나가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비호감 남캐는 또… 일을 벌였다. 치경의 들것을 든다고 자원한것. 서원은 시원치 않았지만 그래도 든다고 하니 어찌 말릴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새끼는 의도적으로 치경을 나뭇가지 에 쑤셔넣고 들것을 놓쳐 다리가 아픈 치경을 구르게 만들었다. 결국 이 비호감 남캐는 나중에 군인한테 쳐맞게된다(아오 속시원해) 근데 이 녀석이 마지막 골목에서 자동차를 치면서 경보를 울리게 만들어 결국 또 위험에 빠지게 된다 치경은 빠져나왔으나 서원은 크게 다쳐 하늘과 함께 치경의 자취방에 숨어벼렸다. 치경은 서원을 두고나왔기에 기솔과 함께 서원이 자취방에 있을것이라 확신하며 돌아가자 한다. 기솔은 결국 차를 몰고 폭격이 10분도 안남은 곳에서 둘을 구해오는데에 성공한다.
뒤는 말을 안해도 알겠지.. 둘은 허접하고도 어설픈 몸의 대화를 나눴다. 데이트도 하고 행복하게 지낸것이지. 마무리부분의 책도 독자를 간지럽혔다. 물론 다른 방향으로.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서원스러운 포인트가 몰입하는데 도움을 줬다. 그리고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야한 매체는 소설이라는 사실도 일깨워줬다. 왜 이런 바이러스가 퍼진건지 어떤것이 배후였는지는 풀리지 않았지만. 둘이 행복하게 지낼 나날이 있으니 그걸로 된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