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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워드
베터라이프  2026/10/04 18:25
  • 웨이워드
  • 블레이크 크라우치
  • 13,500원 (10%↓750)
  • 2015-07-20
  • : 174
윌리엄 블레이크 크라우치는 1978년 10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스테이츠빌 인근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올린에 위치한 공립 고등학교인 노스 아이레델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후 같은 주, 채플힐에 소재한 공립 연구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채플힐 캠퍼스에서 영어학과 문예 창작 학위를 수여 받습니다. 현재는 콜로라도에 살면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크라우치는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첫 소설들인 『사막의 장소』와  『잠긴 문』을 출판했습니다. 2011년에는 자비로 소설『런』을 출간합니다. 뒤이어 2016년에는 SF 스릴러인 『다크 매터』를 출간했는데요. 2019년에는 『리커전』이라는 제목의 또 다른 SF 소설을 출간합니다. 그에게 비로소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인 웨이워드 파인즈 3부작은 2012년에 처음 출간되어 2014년에 마무리 되는데요. 이 작품은 유명한 영화 감독인 M. 나이트 샤말란에 의해 TV 시리즈화가 되어, 2015년 5월 14일 폭스 TV를 통해 첫 방영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작품인『굿 비헤이비어』역시, 2016년 11월, 텔레비전 시리즈로 초연되었습니다. 그의 수상 경력은 파인즈가 2013년 국제 스릴러 작가상 "최고의 오리지널 페이퍼백 소설" 부문 후보에 올랐고, 더 라스트 타운은 2014년 굿리즈 초이스 어워즈의 "호러" 부문 후보작에 올랐습니다. 따라서 그의 이 작품은 원제, "Wayward"로 지난 2013년에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15년 7월,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다만 이 작품은 출판사의 사정으로 인해 절판된 상황입니다.

웨이워드파인즈 시리즈의 첫 작품인 파인즈를 일독하고 나서, 다음 작품들은 과연 언제쯤 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기도 했는데요. 운이 좋게도 알라딘 중고 서점을 통해, 두 번째 작품인 『웨이워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일전에 『파인즈』의 서평을 작성하면서 이미 제가 'TV 드라마 웨이워드 파인즈'를 먼저 접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드라마의 서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장면에서 사건에 따른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는데요. 원작을 읽고 나서야 그 맥락이 맞춰지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중 한 사람인 케이트 휴즈, (다른 이름으로는 케이트 벨린저)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사건의 진행과 지난 행적에 대한 의구심이 풀리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케이트의 행동이 배경 설명과 근거 없이, 너무 극으로 치닫는 느낌을 받았는데 케이트의 1차 융합 과정에 대한 서사를 보고 나니 그녀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에단 버크의 아내인 테레사 버크에 대한 다소 미진한 과거 행적에 대한 서사 때문에 극이 진행됨에 따라 에단과 그녀의 관계 자체가 한쪽으로 비틀린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 정확한 연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왜 이 중요한 문제를 삭제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또한 누군가의 '융합 과정' 그 사람의 신경정신학적 적응에 따라, 시차를 두고 몇 번이나 발생할 수 있다는 설정 자체는 꽤나 참혹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2000년이 훌쩍 지나고 나서, 'DNA의 진화 이탈'로 발생한 이탈종 즉, 작품의 현생 인류인 '애비'와 이들이 과거 인류를 답습하는 것처럼, 단순히 동물적 무리가 아니라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는 마치,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극의 주인공인 에단 버크와 분명하게 대척점에 놓여 있는 데이비드 필처는 '오도된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수단이 목적을 오판하게 만드는 아주 전형적인 권력 지향의 인물인데요. 여기에 더해 종교적 메시아론의 논란 그 한가운데 서있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과 연계된 가치관의 전부를 맹신하고 있고, 소위 '인류의 생존'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근거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인간의 가치들을 조직적으로 제거하며, 더 나아가 '공포'로 질서를 유지하는 매우 전형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저는 이 필처의 인물 조형에서 작가 자신이 카를 슈미트를 일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비상한 시기의 메시아적 결단'이라는 상징 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가 인류에게 있어 분명하게 위협으로 작용할 문제를 과학자로서의 선견지명으로 감지하지만 그의 말대로, "지금은 민주주의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라는 냉소로 권력을 강화해 나갑니다.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 3000명 이상의 사람을 반강제적으로 납치했고, 인류라는 종의 보호라는 미명하에, 구축한 '냉동인간 시스템'은 아이러니하게도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시스템 자체에 기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자신이 우월한 지적 능력과 통찰을 갖고 있는 어떤 과학자가 그저 인류의 구원이라는 마치 종교적 신념과도 같은 맹목적 사고에 몰입 되어, 막대한 돈과 권력으로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할 때, 만약 주변에 어떠한 비판과 견제가 전무할 경우, 종래에 그것이 추구한 결과는 다수에게 이롭지 못하는 쪽으로 귀결되는 서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떤 구원자의 입장에서 평범한 사람들을 재인식 하는 것과 그저 자신의 삶에 대한 온존과 평범한 일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인식 자체는 양자 간의 심각한 괴리를 갖고 있으며, 이것을 떠나 인간 자체에 대한 편의주의적이고 오만한 인식은 독재자들의 공통된 습관이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인 서사의 측면에서 이 웨이워드는 전작인 파인즈의 훌륭한 확장적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에단 버크가 데이비드 필처에게 상당히 개연성 없이, 협력하게 되는 설정이나, 그의 아내인 테레사가 첫번째 융합에서의 진실을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드러내지 않는 과정 자체는 초반 전개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케이트 벨린저와 관련된 서사는 TV 드라마와는 달리, 충분히 제공되었는데요. 사실 케이트와 같은 인물이 우리 모두를 쉽게 대변할 수 있는 인물 설정으로 느껴졌습니다. 대단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자신의 삶에 대한 사소한 흐름과 흔적 모두가 자기 자신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생각할 여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과거와 전혀 일면식이 없는 극중 웨이워드파인즈의 환경은 평범한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예상할 수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외부의 위협적인 요소를 데이비드 필처를 비롯한 체제 유지 세력들에게 그 정보를 제한하게 되는 연유 자체는 이해할 수 있으나, 웨이워드파인즈의 주민들이 정보 미공개로 인한, 현재 자신들을 '관리'하고 있는 '통치 세력'에 대한 불확정성 자체는 역설적으로 체제 유지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것을 똑똑한 과학자인 데이비드 필처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물론 무시로 일관하지만) 극의 개연성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 데이비드 필처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그 이상의 무언가를 획책하고 상상했던 패멀라, 즉 '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필처가 57세가 되던 해에, 우연히 만난 '길거리 소녀'였던 팸은 필처가 그녀를 향해, 무언가를 느끼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손을 내민 선의에 있어, "저는 오랄은 하지 않아요" 맞받아친, 세상의 무관심과 냉대를 온몸으로 받고 있던 소녀였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자기본위적인 생각과 판단은 그럴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말처럼 어린 아이들의 평범한 사회화 과정에서 이 아이들의 가정 환경, 그리고 사회적 배경이 몹시 중요한 문제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물론 제가 그저 편협한 사람이라서 이렇게 '사회로부터 버려진 아이'가 나중에 억눌린 감정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분노'로 인해 매번 몰인간적인 '사이코패스'로 변질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기 팸은 필처의 '숭고한 이상'과 맞물려, 전형적이게도 인간을 그저 체제에 필요한 도구 중 하나로 처분합니다. 이 팸이라는 캐릭터의 서사는 마찬가지로 테드 업쇼라는 관리자 그룹의 한 인물과도 적절히 매치됩니다. 테드 역시, 과거에 마약에 빠져 인생을 낭비하다 필처의 선택을 받게 되는데요. 여기에서 작가가 간접적으로 말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스스로 인생의 목적성을 상실한 낙오된 인간이 월등한 지능과 우월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에게 구원을 받는 서사의 구조적인 설정은 지금 이 사회에서도 드물게 볼 수 있는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극에서도 그렇게 구성된 조직이 필처라는 인물의 손짓 하나에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종교적으로 재탄생한 어떤 권력자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이렇게 (메시아적) 필처는 불쌍한 처지의 한 소녀를 어떤 끌림에 이끌려 손을 내밀고, 자신의 이상과 계획을 이 아이에게 주입하여, 이 아이는 스스로 감화되었으며, 결국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자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서사 그 자체는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오히려 그녀가 살인을 즐기는 듯한 모습까지 드러나게 되니 설정 자체는 그만큼 극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어지는 극후반부의 서사에서 필처 역시, 팸과 다름없는 사이코패스로 드러나고, 그 추악한 면모가 다시금 펼쳐지면서, 필처와 그의 유산을 이어 받은 팸이라는 두 인물의 극적인 몰락은 작가의 탁월한 '꿰맞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극중 에단은 전의 세계에서 케이트와의 불륜을 인정하고 자신이 아내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웨이워드파인즈에서의 두 번째 삶에서 아내에게 충실하기를 다짐합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마음가짐을 결코 변질시키지 않았는데요. 다만, 아내인 테레사의 첫 번째 융합 과정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은 꽤나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버틀란드 러셀이 "나에게 진실을 말해 달라고 요구하는 자들이 오히려 진실을 감추는 행동을 은연중 벌이기 마련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는데요. 아무리 웨이워드파인즈가 지난 과거의 일들을 꺼내지 않는 그 묵인과 폐쇄가 질서의 원초적 조건이라 할지라도, 나중에 CCTV의 사각지대에서 에단과 테레사가 서로를 향한 달콤한 애정 표현과 함께, 자신들이 일부로 나마 억압된 체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면 '진실의 언어'를 보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테레사는 결코 자신의 진실을 내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웨이워드파인즈에서와 같은 세계에서, 가히 진실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으로 구축된 세계 자체는 허위에 불과하다는 작가 자신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이 작품이 관통하는 주제는 본연의 인간성을 억제 혹은 제거하고 그것을 축으로 삼아, 체제에 안전과 종의 지속성을 삼은 사회가 '그 알량한 시기의 삶'이 과연 인간의 삶을 원천적으로 보장 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을 담고 있습니다. 고귀한 선의 이상을 흔들리지 않는 목적으로 삼아, 삶의 방향을 왜곡된 선쪽으로 몰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인간의 본성과 자유, 그리고 평범한 삶에 대한 기억들과 반대로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마땅히 여기에 저항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몫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여기 웨이워드파인즈에 입과 생각을 막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기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침묵하는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서 함께 싸우는 것이, 위선을 넘어서는 분명한 원칙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침묵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사연을 일견 무시하기 마련이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거의 명백하다고 생각합니다. 웨이워드파인즈가 사람들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분류하고 재정립하는 것처럼, 그러한 시도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연유에서 에단 버크의 결단은 그만큼 외롭고 힘든 일이었을 겁니다.

- 데이비드 필처라는 캐릭터의 진정한 면모는 극의 말미에서, 자신의 딸인 알리사와 아내인 엘리자베스를 어떻게 처분했는지로 드러납니다. 자신을 향한 맹신과 그것으로 구성된 신념 그 자체는 자신의 가족마저 파괴 시키기에 이른다는 뼈아픈 교훈을 안겨주고 있었습니다.  





"자네가 양심 있는 사람이라는 건 나도 익히 알고 있네. 양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에 자네를 앉히지도 않았겠지."
눈물겨운 재결합은 했지만, 파인즈에서 5년을 지내는 사이 테레사는 돌처럼 차가운 프로가 되었다.
웨이워드파인즈에선 그렇게 침묵을 공유하는 순간이 정상이고, 예상 가능하며 피할 수도 없다는 걸 에단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이야, 자네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네, 마커스. 이런 세계의 일부로 살고 싶은지 나나 저 도시 주민에게 물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야."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웨이워드파인즈의 제한된 삶을 묵묵히 받아들인 완벽한 전향자라는 것이 그간 에단의 생각이었지만, 막상 그들은 단 몇 시간이라도 마이크로칩에서 자유로운 몸으로 이곳 동굴에 모여 술을 마시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이 도시의 상황을 ‘삶‘이라고 간주하지 않으니까요."
"그래 당신은 나한테 얻어낼 수 없는 무언가를 그 여자한테 얻었어. 우리의 경험을 뛰어넘는 경험이었겠지. 그것 때문에 당신이 미운 건 아니야. 그런 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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