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千洞好世, 얕은 책수레
30일의 밤
베터라이프  2026/08/14 18:17
  • 30일의 밤
  • 블레이크 크라우치
  • 15,120원 (10%840)
  • 2022-09-06
  • : 917
197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스테이츠빌 인근에서 태어난 블레이크 크라우치는 같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올린에 있던 노스 아이레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채플힐에 소재한 공립 연구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채플힐 캠퍼스)에서 영어학을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마칩니다. 그는 어린 나이인 중학교 시절부터 여러 단편 소설을 창작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그에게 명성을 안긴 작품은『웨이워드 파인즈 3부작』시리즈로 이 연작물은 영화 감독인 나이트 샤말란에 의해 TV 드라마화가 됩니다. 그리고 2004년과 2005년에는 두 소설인『사막의 장소』와『잠긴 문』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소설 역시, Sony Pictures의 텔레비전 시리즈로 각색 하기 위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고, 이 시리즈는 2024년 5월 8일, Apple TV+에서 공개되기에 이릅니다. 그의 개인적 삶으로는 1998년 6월 20일, 레베카 그린과 결혼을 했으나, 슬하에 세 자녀를 두고 2017년 두 사람은 이혼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그의 이 책은 원제, "Dark Matter"로 지난 2016년에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22년 9월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크라우치의 이 작품이 정식으로 TV 드라마화 되자마자, 다시 표지만을 바꿔 내놓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지금 알라딘 메인에서 팔리고 있는 판본에는 드라마의 두 주인공인 배우 조엘 에저튼과 제니퍼 코넬리의 얼굴이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제가 구입한 판본은 표지 갈이(?)를 하기 전의 번역본으로 추정됩니다. TV 드라마화 관련한 제 개인적 감상은 소설의 분량이 드라마를 제작할 정도의 긴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영상화에 나섰으니 원작을 좀 수정하고 보충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보게 되었습니다.

작가인 크라우치는 이 작품의 서사를 위해, 양자역학과 다중 우주, 그리고 뇌과학의 일부 작용 등을 사건의 주요 핵심 요소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양자역학과 다중 우주를 이런 식으로 다룬 소설이 있을까 싶었는데요. 보통은 광속 여행을 위한 우주선의 엔진을 설명할 때 쓰이거나 워프와 같은 소재에 부분적으로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크라우치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인간이 뇌의 의도적 제한으로 인해, 이차원 이상의 세계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주요 설정으로 삼고, 이를 혁신적으로 뒤집은 이른바 '차원 여행 혹은 다중 세계 여행'을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또한, 작가는 이러한 백셩에서 인간의 삶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선택의 시간을 다중 우주 원리에 차용하여, 도저히 믿기 힘든 서사를 펼쳐내는데요. 물론 부정할 수 없는 SF적 외피와 그 속에 작용하는 물리학의 이론들은 일종의 'SF적 스릴러'로 이 작품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은 수많은 삶의 선택에 놓여 있으며, 이러한 사소한 선택들이 그의 삶 전반을 알 수 없는 인생의 행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중한 가족과 매일의 작은 행복에 대한 조언 등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인 제이슨이 선택의 기로와 그로 인한 삶의 분절을 대표적으로 표징하는 인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인 제이슨 데슨은 대학의 학부에서 기초 물리학 등을 가르치고 있는 평범한 교수입니다. 그에게는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데요. 29살의 나이에 그의 여자친구인 다니엘라가 임신을 하게 되자, 앞으로 쟁취할 수도 있는 빛나는 미래를 뒤로 하고, 안온한 일상의 삶을 선택하게 됩니다. 어느 날 이런 그에게 낯선 이로부터 불시의 습격을 맞게 됩니다. '게이샤 가면'을 쓴 사내는 그를 오래된 발전소 건물로 납치해, 알 수 없는 약을 몸에 주입하고 모종의 장치를 통해, 어디론가 보내 버립니다. 그곳은 그 게이샤 가면의 사내가 살고 있던 다른 세계로, 바로 이 지점부터 작가인 크라우치가 차용한 다중 세계의 일면이 드러나게 됩니다. 즉, 가면의 사내는 그가 했던 29살의 선택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한 인물로, 당시에 매달렸던 중요한 물리학적 실험을 성공하고, 30억 달러의 막대한 지원금을 얻어 초유의 연구소를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흔히 알고 있듯, 다중 세계의 간단한 이론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말고, 또 다른 동일한 (혹은 약간 상이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가설입니다. 양자 역학과 관련된 다중 세계 이론을 연구했던 것이 제이슨이 이었고, 여기의 오리지널 제이슨과 저쪽 세계의 제이슨2는 서로가 다른 선택을 했던 같은 인물 혹은 다른 삶에 도달한 도플갱어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다중 세계 이론에서 A라고 불리는 세계에 살고 있던 내가 B라고 불리는 세계에 진입하게 된다면 이 B라는 세계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와는 물리학적으로 어떻게 중첩될 것인가와 아니면 상상력을 더해, 아예 별개의 요소로 존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이 작품은 SF적 요소를 가미한 소설이기에 적절히 타협하며 읽는다면 주인공의 어긋난 서사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인『패밀리맨』의 주인공처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고 내가 이룰 수 있는 미래에 올인하게 됨으로써 막대한 성공을 거둔 월가의 엘리트가 만약 그때 여자친구를 선택했다면 어땠을까를 잠시 '엿보는 것'과 같은 설정이기도 합니다. 마치 "돈과 명성을 향한 충분한 성공이 과연 삶의 본질이 될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진지한 고민들을 떠올리듯이 말입니다. 그럼에도 앞선 영화와 확연히 구별되는 부분은 소설의 주인공인 제이슨이 아내와 아들을 몹시도 사랑하고 그런 자신의 인생이 결코 실패라고 여기지 않는 부분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를 마땅히 수용하고 그런 삶을 애정해 마지 않는 주인공 캐릭터의 일관된 태도는 충분히 존중 받을 만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저쪽 세계에서 위기에 처한 제이슨을 도운 어맨다 루커스에 대한 서사와 그녀의 마지막 선택으로 이어지는 이후의 이야기 없이 그대로 퇴장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TV 드라마로의 제작이 되었을 때, 이 어맨다 루커스에 대한 분량을 재조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아직 드라마를 접해 보지 못해서 이 부분은 정확히 말씀드릴 수가 없겠습니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극중 제이슨과 어맨다, 서로 간의 애정에 대한 가능성이 적절하게 조정된 것은 괜찮았지만, 저쪽 세계에서의 제이슨2와 어맨다의 관계가 모호하게 남게 되어, 이 부분도 서사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습니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극의 진행이 중후반까지는 크게 나무랄 데가 없었으나, 제이슨과 어맨다가 거쳐간 행로로 인해 벌어지는 그 후폭풍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 부족한 것은 물론, 후반부에서 전개가 극명하게 긴장감을 고려하지 않는 쪽으로 이어져, 재미 자체는 개인적으로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연작 시리즈 중 하나였던,『웨이워드 파인즈』처럼 분량을 늘려, 새롭게 연작 시리즈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물리학적 기반의 다중 세계 이론이 꽤나 독착성이 있어서, 더욱 아쉬움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작가 역시도 후기에서 이 작품에 들인 시간과 노고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는데요. 좀 전에도 언급했지만 후반부의 서사는 너무나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들었기에 소재의 독창성을 감안한다면, 이 소설에 대한 기회가 좀 더 주어진다면 어떨까, 글 마무리에서 곱씹어 보게 되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여러 설정 가운데 크게 놀랐던 부분은, 우리의 뇌가 다중 세계를 인지할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오랜 세월에 걸쳐 오로지 하나의 세계 만을 인지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고 설명됩니다. 이는 꽤나 독창적인 설정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사내아이를 키우는 것과 성년을 앞둔 사람이 나에게서 지혜를 구하는 건 아예 차원이 다르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이한 현실의 일부라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
내가 아는 모든 지식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필시 나는 거시적 규모로 풍부한 양자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고 아마도 자기장을 통해 안쪽의 물체를 원자 규모의 양자계와 연결한 것 같다.
만약 우리가 실제로는 다중 우주에 살고 있지만, 그중 하나의 세계만을 인식하도록 제한하는 방화벽을 갖출 수 있게 우리 뇌가 진화해 온 거라면? 하나의 세계선. 순간순간 우리가 선택하는 그 하나.
나는 말한다. "10억 분의 1의 희박한 확률이지만,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건 다중 우주입니다. 무한인 거죠. 당신이 살던 세계와 비슷하면서도 내가 이 상자를 결코 생각해 내지 못한 세계가 100만 개쯤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이걸 만들어낸 세계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겁니다."
선명한 아침 햇살을 받으니 마치 누군가가 거울을 산산조각 낸 다음 깨진 유리 파편 전부를 열 맞춰서 똑바로 세워놓은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왜 통제적인 엄마나 부재했던 아빠를 꼭 닮은 상대와 결혼할까요? 예전의 잘못을 바로잡아 보려는 거예요.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일들을 성인이 되어서 수정하는 거죠."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