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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베터라이프  2026/02/23 19:47
  • 제인 오스틴
  • 존 스펜스
  • 11,700원 (10%650)
  • 2007-11-20
  • : 107
존 헌터 스펜스는 미국의 저명한 제인 오스틴 전문가로, 2003년 오스틴의 전기 영화인 '비커밍 제인 오스틴 (Becoming Jane Austen)'의 고증 자문으로도 참여했습니다. 그는 1945년 미국 조지아 주의 미첼 카운티 소재인 카밀라에서 태어납니다. 이후 그는 조지아 대학에서 영문학 학사 학위를, 그리고 뉴올리언스에 위치한 사립 연구 대학인 툴레인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영국 런던의 공립 연구 대학인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최종적으로 박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그는 학위 취득 후,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사우드 대학과 일본 히로시마 대학 및 도시샤 대학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또한, 스펜스는 본인이 제인 오스틴 전문가로서 호주 제인 오스틴 협회의 편집 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2011년 5월, 다소 불명확한 이유로 시드니 더블 베이에 있는 자택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가 집필한 '제인 오스틴 되기 (Becoming Jane Austen)'는 지난 2003년에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지난 25년 동안 오스틴과 관련해, 출판된 최고의 여섯 권 중 하나"로 평가를 받았고 제인 오스틴에 대한 방대한 사료와 개인 오스틴에 대한 성격과 인성, 그리고 그녀의 소설에 대한 스펜스 자신의 고유한 해석은 그의 놀라운 업적으로 평가를 받은 바가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이 책은 원제, "Becoming Jane Austen"으로 지난 2003년에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07년 11월 번역 출판되었으나, 현재는 절판된 상황입니다.

존 스펜스의 이 글은 무엇보다 1장과 2장에서, 제인 오스틴의 가계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부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외가 쪽의 가계도 적잖은 자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계인 '오스틴 가'와 모계인 '리'가의 많은 인물들의 살아생전 행적 등을 치밀하게 조사했는데요. 여기에는 제인 오스틴이 어떠한 분위기의 가정에서 성장했고 그녀를 둘러싼 가족들의 내밀한 생활사와 더불어 먼 친척까지 관계도로 분류하여, 오스틴 가의 인적 가지들을 독자들이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대략 1740년대부터 1810년대까지 오스틴이 살아간 시대상과 더 나아가 그때의 영국인들이 어떠한 사회상을 품고 인생을 살았는지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자인 존 스펜스는 제인 오스틴이 남긴 작품들과 그녀 자신이 어떻게 연관되어 나타났는지 이 점도 주요 관점으로 해석했으며, 특히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그녀가 왜 결혼에 이르지 못했는지에 대한 '인연의 한계' 혹은 작가 스스로의 신중함 등을 빠짐없이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확인된 여러 기록에 의해, 그녀와 언니인 카산드라와의 단순한 자매를 초월한 깊은 우정은 많은 '서간'으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카산드라가 제인에게 보낸 편지들은 저자인 스펜스가 언급한 바와 같이, 거의 전부가 유실되고 말았는데요. 그럼에도 언니인 카산드라와 제인의 어떻게 보면 친밀하고 부모를 비롯, 동기 간의 이야기들이 후세에 전해지면서 이 두 사람과 전체적으로는 오스틴 일가를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여기에는 제인과 아일랜드 출신의 톰 러프로이와의 짧은 인연이 젊은 시절의 열정으로 끝나자, 그녀는 그 과정에서의 이야기들을 함구하기에 이르렀는데요. 동생을 깊이 이해하고 있던 언니인 카산드라 역시 이에 동참합니다. 후에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은 제인 오스틴을 가리켜, 톰 러프로이는 젋은 시절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찰나의 열정'을 인정했고 그것이 작가적 명성을 쌓은 제인 오스틴의 연결 고리를 그저 수긍하려는 러프로이 자신의 이기심의 발현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실패에서 제인 오스틴이 경험한 '결혼하지 못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수근거림을 뒤로 하고 그녀는 더욱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혼에 대한 감수성 자체는 오스틴에게도 중요한 문제였기에 그녀 작품 종종 보이는 "사랑하지 않는 상대"와 결혼하는 여성들에 대한 작가적 시선이 아마도 그녀의 숙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에 저자인 스펜스는 "오스틴 일가 대부분이 제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었지만 유독 제인 오스틴은 더욱 개인적 성향이 짙어졌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게 되었다"고 언급합니다. 
경제적으로 그다지 풍족하지 않은 조건에서 꽤나 까다롭게 굴 수밖에 없던 오스틴의 양친은 상대적으로 주변인들에게 '합리적인 인사들'이라는 평가를 종종 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오스틴의 형제들을 대부분 별 탈 없이 삶을 영위하게 되는데요. 큰 고난과 굴곡 없이 오스틴의 형제들은 스스로의 인생을 어느 정도 주도합니다. 토머스 나이트의 유산을 물려 받은 에드워드의 사례 뿐만 아니라 장남인 제임스 역시, 그러한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특히 군에 투신했던 오스틴의 두 남동생의 여정은 바로 열정과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점철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자인 스펜스가 기록해 낸 당시 영국 사회의 일면들이 꽤나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앞선 오스틴 일가가 분주하게 연결된 혈연에 의해, 간혹 자식이 없는 일가 친척의 유산을 승계하고, 그런 경제적 이익을 얻는 과정에서 영국 사회의 일종의 '현실적 유산'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부동산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연간 수입에 의존하는 귀족 혹은 준귀족 계급의 경제적 안정에 대한 관념 등을 잘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오스틴의 외숙모인 리 페럿의 재산 승계를 바랐던 그 과정에서 오스틴 일가와 리 페럿 간의 밀고 당기는 양상은 그 장면 하나하나가 꽤나 인상이 깊었습니다. 후에 제인이 너무 아끼던 오빠인 헨리가 무리하게 운영하던 은행 사업이 파산하면서 외숙모에게 끼친 손해가 막심하자, 리 페럿이 보인 오스틴 일가에 대한 분노 역시, 새삼스럽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저자인 스펜스가 깊게 서술하지 않은 관계로, 1800년대 초반, 유럽 대륙에 벌어졌던 '나폴레옹 전쟁'에 대한 영향력과 그 파급이 그냥 지나치는 수준인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제인 오스틴 본인을 비롯, 그녀의 일가가 마치 유럽 대륙과 멀리 동떨어진 하나의 섬처럼 작용했던 영국에서의 삶이 그렇게 차분하고 고요할 수밖에 없던 점이 쉽게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스펜스는 오스틴의 작품과 관련하여, 우선 '맨스필드 파크'를 언급합니다. 이는 그녀의 작품들에 있어 위계를 세운다면 이 작품이 우선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고 있는데요. '오만과 편견'은 물론, 후에 등장하는 '에마'역시 쉽게 탈고를 끝낸 반면에, 맨스필드 파크는 그녀 스스로가 오래 고민했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제인은 '맨스필드 파크'를 1811년 2월경에 쓰기 시작해, 소설을 구상하는 데만 적어도 10년이 걸렸다."고 저자는 언급하고 있었는데요. 이 작품에서 패니 프라이스에게 상당 부분 자신을 투영한 오스틴을 저자가 따로 분석하면서, 그 시대를 통틀어 약간 괴상하면서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낸, '아주 못되 처먹은' 메리 크로퍼드를 요새 말로 톱 스타 마냥 소개하고 있기도 했는데요. 물론 이는 반쯤은 그 시대의 독자들의 의견을 덧칠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연유로 저자인 스펜스는 맨스필드 파크가 출간되어 인기를 끌자, 당시 독자들이 메리 크로퍼드에 보인 열광적 반응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었는데요. 그다지 낙관적인 분석은 아니지만 오스틴이 왜 메리 크로퍼드와 같은 인물을 그려냈는지에 대해, "자신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 그 자유라는 측면의 이상"을 제인 오스틴이 새롭게 발견했고, 또 그것을 자신이 원하게 될 것을 예견했던 것에 이유가 있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이미 언니인 카산드라를 통해, '에마'에 대한 그녀의 기대가 드러나듯, '에마'역시 오스틴의 작품들 가운데 한 획을 그은 소설이기도 합니다. 실제 삶에서 오스틴은 그녀가 너무나 사랑했던 스티븐턴을 떠나 우여곡절 끝에 이른 '초턴'에서의 일기가 '에마'의 하이버리 마을에서의 장면들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느껴질 만한데요. 앞서 스치듯 지나간 제인 오스틴이 '여자 가정교사'에 대한 상당히 저어했던 감정을 차치하더라도 아주 극적인 태도의 변화까지 느껴지게 만드는 '에마'에서의 테일러 양의 인물 조성은 상당히 작가의 인식과 간극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에마의 주인공인 에마 우드하우스가 일전의 테일러 양의 사례에 힘입어,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경솔해 보일 정도로 가여운 운명의 해리엇 스미스를 통해, 적절한 남자를 소개하는 장면 자체는 실제로도 제인 오스틴이 자신의 조카를 위해 그러한 '중매'를 했다는 점에서 꽤나 놀라운 사연이기도 했는데요. 앞선 맨스필드 파크에서, 패니 프라이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오스틴 자신의 조카인 패니 나이트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도 몇몇 애정을 둔 조카들을 극의 인물들에 대입시킨 사례는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에마에서 자유분방하고 장난스러운 성격인 에마 우드하우스에게 덧입힌 것이 조카인 애나의 성격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5장과 6장에서 따로 설명되는 바와 같이 오스틴의 여러 작품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과 모티브는 대부분 자신의 가족과 친척으로부터 차용되었습니다. 외가인 리 일가의 세 자매 역시, 맨스필드 파크에서 간접적으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오스틴의 다른 작품인 '이성과 감성'은 유독 다른 작품들과 달리, 섹스와 관련된 간접적인 긴장감과 감성적인 측면이 드러납니다. '오만과 편견'도 마찬가지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관계를 통해, 저의 해석으로는 섹스를 통해 발산되는 관능과 감정의 고조가 다소 간접적으로 소비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섹스라는 주제 자체를 간접적으로 또는 완곡한 어법으로 처리한 제인 오스틴 특유의 주제 의식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을 따로 주제의 한 방편으로 꺼내 그녀의 여러 작품들과 연계해서 분류해야 될지는 독자들의 판단이기도 하겠습니다만 그녀의 작품 대부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이 젊은 남녀들임을 감안해 본다면 그 시대에는 매우 희소한 여성 작가가 그리는 연애와 결혼, 그리고 그 속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런 섹스 자체의 간접적인 요소 채용은 독자들의 흥미를 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적당히 압축해 담은 저의 글이 이 상당한 분량의 자료들을 담은 '제인 오스틴' 개인의 삶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는 불명확합니다. 다만 저와 비슷하게 이미 그녀의 작품 여럿을 경험해 본 독자들에게는 스펜스의 이 책은 파란만장한 그녀의 작품들을 내면에서 다시금 되새김질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이성과 감성'을 일독하지 못해, 이 책에서 소개되는 이성과 감성과 레이디 수전에 대한 부분은 그저 읽고 참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또한 '노생거 수도원'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캐서린 몰런드에 대한 짧은 인상과 작가인 제인 오스틴이 실제로는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는 배스 (혹은 바스) 에 대한 인상과 이곳에서 그녀가 느꼈던 감상들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스티븐턴과 바스를 비교하여 후자를 가히 살기 어려운 도시로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이해될 만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분주한 휴양지에 대한 인상이 대개 그렇듯 말입니다. 또한 그녀의 후기 작품 가운데, 자신의 친오빠인 헨리와 그와 결혼한 사촌 엘리자 드 푀이드를 투영한 레이디 수잔은 영미 문화권에서 대표적으로 '수잔의 계략'으로 소개될 만큼 중요한 작품입니다. 여기에 헨리는 특유의 진취적 사고와 긍정적인 기질로 인해 오스틴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형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친오빠와 결혼한 엘리자 드 푀이드는 이들이 처음 스티븐턴에서 대면했을 때, 당시 십대였던 헨리와 엘리자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도 했습니다. 이미 어린 나이에도 감수성이 예민했던 오스틴은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 (보기에 따라 아주 역겨울 정도로) 에서 그 어떤 사건에서 보다 감정적 변화를 드러냅니다. 이 감정적 변화는 그녀 평생에 걸쳐 나타나게 되는데요. 엘리자의 첫 결혼 상대였던 프랑스의 귀족이었던 푀이드 백작이 혁명 재판에서 목숨을 잃자, 얼마간의 공백기를 거쳐 헨리와 그녀는 맺어지게 됩니다. 바로 이 두 사람의 결혼과 그것을 이뤄낸 (헨리와 엘리자, 여기선 엘리자의 시점에서)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연계된 것이 바로 '레이디 수잔'이라는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끝으로 스펜스의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일독했던 제인 오스틴의 여러 작품들에 대한 나름의 재해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약간의 첨언이지만 맨스필드 파크에서 등장한 그 조악한 연극의 시도는 작가인 오스틴이 과거 스틴븐턴에서 크리스마스 시기에 올린 '가족 연극'에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기록도 해석의 사소한 확장을 제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주인공인 패니 프라이스가 연극에 대한 그런 모호한 태도를 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일독하실 분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것은 먼저 오스틴의 작품을 되도록이면 전부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여기에는 제인 오스틴의 삶과 일상 생활에서 그녀가 견지한 태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출간한 작품들에 대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숨겨진 사실들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인명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는 물론 작품의 각 인물들이 오스틴의 어떤 형제, 어떤 친척, 혹은 어떤 익명의 이웃에서 차용했는지, 이 책은 아주 상세히 이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그동안 읽었던 '노생거 사원', '맨스필드 파크', '설득', '오만과 편견' 등에서 새로운 감상을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때 오스틴의 짦은 사랑이었던 톰 러프로이와 그를 투영한 '어떤 작품'에 대한 저자의 분석을 직면하게 되었을 때, 짧은 탄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모든 것들 때문에 얼마 전까지 생생하게 함께한 제인 오스틴의 말과 생각이 제 뇌리를 쉽게 떠나지 않게 된 연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저 어떤 개인의 인생으로 조망해 보건대, 제인 오스틴 역시 글을 쓰기 이전의 자신의 삶이라는 조건에서 결혼과 안정적인 경제적 생활이 불확실해 놓였을 때, 아마도 그녀 자신을 숨기는 법을 터득했으리라 이해됩니다. 오로지 언니인 카산드라에게만은 자신의 기질에 기인한 유쾌함과 기민함을 보여주지만 다른 이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남자들과 그런 남자들이 가지는 특성과 개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고 존중했으며, 이러한 관점은 그녀의 작품 여러 곳에서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녀의 작품 전반을 사회적 구속에 놓인 여성들의 결혼과 그런 관념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면 그것을 만든 사회를 쉽게 비난할 수 있었지만 각 인물들의 개인사와 주변의 삶을 파고들어 그것을 문학적 집약체로 만든 것이 제인 오스틴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혹여 페미니스트들이 그녀의 작품을 '페미니스트 문학'이라고 대변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초창기 소설들은 제인 오스틴이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쓴 것이었다.
프랑스식 관점으로는 결혼한 여자가 열여섯 살짜리 사촌 동생을 유혹하는 것이라 볼 수 있었고, 영국식 관점에서는 결혼한 사촌 누나를 대상으로 두 젊은이가 바보 같은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제인은 엘리자를 통해 자유와 쾌락, 그리고 소유에 대한 자신의 갈망을 투영했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은 세련되고 우아한 중년의 여성이 된 고모만 알았을 뿐, 젊은 시절 필라가 가졌을 감정이나 동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는 것만큼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엘리자는 수잔 부인보다 훨씬 더 미묘하고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사악하고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레이디 수잔]을 쓰면서 제인 오스틴 자신은 수잔의 본성을 폭로하는 맨워링 부인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후 [설득]을 집필하는 동안에도 리 가문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았고 [에마]에서도 그런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제인 오스틴과 헨리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아우렐리우스처럼 매리앤도 열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깨닫고 이성적인 애정을 느끼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사실이다.
[오만과 편견]은 예리하고 정확하며 균형을 잃지 않는 문장으로 유명하다. 이 소설은 산문과 운문 모든 면에서 이성적이고 거의 수학적인 18세기 영국 문학의 최고 작품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이성은 열정의 하인이다. 이성을 통해 행복 비슷한 것을 얻을 수는 있지만, 열정이 없으면 그곳에 기쁨은 있을 수 없다.
인생의 후반기에 온천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제인 오스틴은 부유한 친척의 가난한 친척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잔인할 정도로 신랄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제인의 두 편지에서 고립감이나 무력감이 표현된 적은 없었다. 만약 제인이 비참한 마음으로 산 것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지인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숨기는 법을 터득한 것이 틀림없다.
그녀는 자신의 현실에서 ‘읽는‘ 사람들에게 비추는 조명과 똑같은 조명을 소설 속 인물들에게 비추면서 그들을 ‘읽었다.‘ 이는 책의 세상이 언제나 현실의 세상과 함께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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