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태어난 제인 오스틴은 익히 알려진 대로 당시를 대표하는 문호였습니다. 그녀의 부친인 조지 오스틴은 스틴븐턴과 딘의 성공회 교구의 목사로 재직했으며, 모친인 카산드라 리는 저명한 귀족 가문 출신으로, 그녀의 아버지는 옥스퍼드 올 소울스 칼리지의 목사이기도 했습니다. 스티븐턴에 정착한 이들 오스틴 가족은 대체로 친족들의 후원에 의지했고 그에 따라 수많은 친척과 친족들의 방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1783년이 되던 해에, 오스틴과 그녀의 여동생 카산드라는 앤 콜리에게 교육을 받기 위해 옥스퍼드로 보내졌으나 그 해 가을, 제인은 발진티푸스에 걸려 거의 죽을 뻔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그녀는 집에서 교육을 받게 되었고 1785년이 되어서야, 라 투르넬 부인이 운영하는 레딩 기숙 여학교에서 여동생과 함께 본격적인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후 1793년에서 1795년 사이에 제인은, 짧은 서간체 소설인 '레이디 수잔'을 쓰게 되었고 이 작품은 그녀의 정교한 초기 작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1796년이 되자 그녀는 자신의 두 번째 소설이라 볼 수 있는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을 쓰기 시작해, 1797년 8월에 초고를 완성합니다. 이 작품은 그녀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평단과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이 오만과 편견을 시작으로 소위 제인 오스틴의 4대 작품이 큰 명성과 더불어, 평단에 연이어 히트를 치게 됩니다. 이런 문학적 성공 이후, 1804년에 오스틴은 바스에 살면서, 소설 '왓슨 가족'을 쓰기 시작했지만 아버지의 사망 때문인지, 끝내 완성을 하지 못합니다. 바스와 차우튼에서의 생활을 거쳐, 1816년이 되자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지만 그녀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게 되는데요. 그녀가 최종적으로 목숨을 잃게 된 원인으로 후에 전문가들이 '림프종'으로 판단했지만 얼만간 그녀의 건강은 상당히 악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1817년 7월 18일, 그녀는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지게 되었고. 동생인 헨리가 그녀의 유해를 윈체스터 대성당 본당 북쪽 통로에 안장하게 됩니다. 그녀의 사후, '설득'과 '노생거 사원'이 세트로 출판되었고, 그녀의 동생인 헨리 오스틴은 자신의 누나가 이 두 소설의 저자임을 공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그녀의 세번째 작품인 맨스필드 파크는 1814년, 토머스 에저튼이 초판으로 출간했고, 오스틴 생전에 1816년, 존 머레이가 재출간했습니다. 이 작품의 원제는, "Mansfield Park"로 국문 번역이 된 판본은 2014년에 펭귄 출판사에서 출간한, '펭귄 고전 시리즈'의 본으로 여러가지 주를 포함해, 2016년 10월 초판이 발행되었으며, 제가 구입한 판본은 초판 6쇄로 2022년 4월에 출판되었습니다.
헌팅던 출신의 마리아 워드 양은 정말 운이 좋게도 노샘프턴 주 맨스필드 파크의 주인인 토머스 버트럼 경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녀에게는 다른 둘의 자매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들 둘에게는 맏언니의 행운이 함께하지 않아, 적당히 불행한 삶을 살게 됩니다. 특히 막내인 프랜시스 양은 소위 말하는 '경솔한 결혼'에 저당 잡혀, 떨어지는 사회적 지위로서나 궁핍한 경제적 환경에서 혹독한 시련을 맞게 됩니다. 프랜시스 양은 이런 운명에 스스로 인질잡힌 결혼으로 말미암아, 두 언니로부터의 한동안 '관계 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그 세월의 시간은 꽤나 모진 세월이었습니다. 그렇게 나날이 경제적 궁핍에 빠졌으면서도 프라이스 부인(결혼한 프랜시스 양의 정식 이름)은 아홉 번째 아이의 출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처제의 형편을 안타깝게 여긴 토머스 경은 프라이스 가의 장녀인 패니 프라이스를 자신의 성(城)인 맨스필드 파크로 이끌게 됩니다. 그는 어린 프라이스 가의 장녀를 분별있고 존경받을 수 있는 레이디로 키워주겠다는 호언과 함께, 패니를 가부장적인 결정을 통해, 비로소 받아들이게 됩니다.
여러분도 이미 짐작했듯이 패니가 맨스필드 파크에 받아들여진 이후부터, 그녀의 하루하루는 녹록치 않았을 겁니다. 특히나 10세 언저리의 어린 소녀가 그와는 애초 환경이 다른 사촌들과 같은 집에서 살아가기가 정신적인 면에서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굳이 아동 심리학자의 발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 시기의 패니의 정서와 그렇게 형성된 내면과 본성은 확실히 다른 또래와는 확연히 달랐을 겁니다. 귀족 출신의 유산을 몸소 체득한 이모부인 토머스 경은 본래의 근엄한 성격으로 말미암아, 패니에게는 이 집안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으로 각인됩니다. 그럼에도 이런 패니가 온전히 이 집안에서의 조그만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촌 오빠인 에드먼드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그는 버트럼 가의 차남으로 토머스 경이 장남인 톰 보다 내적으로 그리고 그의 신중한 내면에 대한 신뢰로 의지할 수 있는 아들로 판단하고 있었는데요. 그는 주변과 다른 사람의 품성과 본질을 신중하고 집요하게 살펴보는 성격으로, 어떤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결코 일희일비 하지 않는 나이에 맞지 않게 진중하고 속이 꽉찬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미 패니가 '자신의 집'에서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절감하고, 이렇게 왜 매사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지 그는 파악을 했으며, 이런 시간들에서, 패니의 "섬세한 취향, 정신, 감정 등"을 확신하게 됩니다. 유서 깊은 매스필드의 고택에서 홀로 고독과 싸우고 있는 사촌 여동생 패니에게 그는 선선히 책을 권해주고 유일한 친구이자, 의지할 수 있는 오빠로 십 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그녀에게 있어 중요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이는 에드먼드에게 있어서도 패니의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되는데요. 뒤에 등장할 메리 크로퍼드에 대한 그의 고민 역시, 그러했습니다.
역자의 의도대로 이 작품을 총 3권의 분량으로 구별해 본다면 제1권은 이런 패니의 놀라울 만한 감수성과 비교할 수 없는 분별력, 그리고 신중하고 조심스런 내면으로 이어지는 본성과 그에 따른 성장으로 축약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이 1814년 출시되고 나서, 해당 장편을 접한 많은 독자들은 작품 자체에 대한 코멘트를 하는 것을 넘어, 주인공인 패니 프라이스에 대한 평가를 (아마도) 쉽게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즉, 당시 시대 상의 분위기로서 뿐만 아니라, 이런 소극적이고 내면에 침잠한 여성 캐릭터가 글을 읽는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것은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이는데요. 그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성격을 완성시키고 더 나아가 추구하는 야망까지 가질 수 있는 점진적이고 두려움 없는 인물을 원했을 수도 있습니다. '여성의 굴레'라는 측면에서는 터무니 없는 양가 감정과 같은 기대까지도 허용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2권 후반부까지 이어지는 패니 프라이스에 대한 작가인 제인 오스틴의 인물 조성은 충분히 고유한 서사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패니와 같은 예민한 감수성과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내면의 고차원적인 취향과 동시에 부각되는 그런 신중한 성격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오스틴은 패니와 의도치 않게 맞물리면서도 본질적인 측면에서 섞일 수 없는 인물인, '메리 크로퍼드'를 여기에 배치합니다. 맨스필드 교구를 이끄는 그랜트 박사의 부인과 친자매지간인 메리는 오빠와 자신에게 남겨진 적잖은 유산과 어릴 때, 가까운 친족 어른의 지도를 받지 못해, '자유'와 '누구에게도 개입 받지 않는 삶의 주도'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쟁취하는 인물입니다. 저는 이 메리 크로퍼드라는 인물이 이 작품에 투입된 것이 매우 극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녀의 본성과 자기 이익에 따른 행위와 욕망을 현대의 관점으로 재해석할 생각은 없지만 남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하고, 또한 책임을 지지 않는 비교적 화려한 언설을 갖추고 있기에, 애초에 진정성이라는 단어와는 아주 거리가 먼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작가인 제인 오스틴이 지난 날 여러 작품에서 구현해 놓은 상기 모습의 인물들로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보였던 모습이기도 합니다.
헨리 크로퍼드 역시, 후견인인 숙부의 간섭을 어느 정도 배제하며, 런던과 여러 도시의 사교계를 섭렵하는 인물인데요. 제인 오스틴은 무엇보다 그를 '자만의 화신'으로 만들었습니다. 즉, 자기애는 지나칠 정도로 확고했고 바로 그것이 본성의 기반이 되었기에, 애초에 진중하고 몰입된 애정 자체보다, 여성을 자신의 도구로 삼을 수 있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이용한 여성의 감정을 '환희와 만족의 수단'으로 환치하는 아주 거릴 것이 없는 자입니다. 그랜트 부인의 초청을 통해, 겪게 된 맨스필드 파크에서의 분위기와 결국 실패하게 되지만 즉흥적으로 구상한 연극 무대가 자신의 욕망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은 점은, 의식하지 않더라도 꽤나 불쾌한 인물이기도 한데요. 그는 이미 근처의 명문가인 러시워스 가와 약혼을 맺은, 버틀럼의 장녀인 마리아에게, "약혼한 여자는 늘 약혼하지 않은 여자보다 매력적"이라는 가차 없는 심상을 피력하기도 합니다. 마치 여자의 마음을 얻는 행위 자체를 요샛말로 두근거리는 '게임'처럼 취급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미 그는 몇 차례의 전력을 갖고 있었는데요. 1권 중후반부, 토머스 경이 부재한 맨스필드 저택에서 스스로 궤멸에 가까운 짧은 열정에 사로잡혀, 이에 모두를 충동으로 이끄는 연극의 모험에서, 마리아의 약혼자인 러시워스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더욱이 마리아를 헛된 충동으로 교묘히 충동질하는 그의 저열한 일면은 저로서는 몇 번이나 작품에서 분석을 시도해볼 정도였습니다.
이런 전력의 헨리 크로퍼드가 패니에게 시작했던 구애는 마찬가지로 일종의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신중한 언행과 더 나아가 주변인들의 대화까지 일일이 챙기는 패니는 그에게 있어 흡사 요즘 말로 '외계인'과 다름 없었는데요. 자신의 여동생인 메리와의 대화에서, 그는 그녀를 어느 의미에서든 정복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오로지 자신의 흥미 거리를 위해서 말이죠. 여기에 동생인 메리 역시, 앞선 패니에게 큰 영향을 끼친 에드먼드에게 그가 확연히 자신과 다른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안락한 남은 생애와 그런 취향들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남자를 원했던 메리는 '고결한 삶'과 귀족의 의무를 알고 있던 에드먼드의 삶의 지향을 사교계에서 풍월로 여럿 접했던 것처럼 가치들을 이해하는 척하면서도 끝내는 에드먼드를 반쯤, 경멸하기에 이릅니다. 가문의 유산을 제대로 승계할 수 없는 차남이라는 지위를 일찍이 수용한 에드먼드에게 자신의 욕망보다는 형인 톰의 장래와 더불어 가문의 화목을 위해, 얼마간의 재산을 담보로 성직을 자청하게 됩니다. 메리에게는 그에게서, 맨스필드의 유서 깊은 명문가라는 지위와 마찬가지로 노후를 유복하게 보낼 수 있는 재산이 보일 듯 했으나, 끝내 에드먼드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기는 커녕, 교묘하게 이용하기만 합니다. 여기에는 패니와의 우정까지도 그런 구실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후반부 가장 심각한 파문으로 나타나는 막장의 그 사건에서 그녀는 교묘한 변명만을 늘어놓게 되는데요. 한 사람의 인성이라는 것이 주어진 환경에서 이를 어떻게 주도적으로 행할 수 있겠는가라는 당위에서 거듭 정해진다면 삶의 무대와 그 주변인들을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인간에게는 그 인성의 발현이 극적으로 선하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작가인 제인 오스틴은 자신의 작품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지명인 '바스'만큼이나 분별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분별력이 없는 인간이 과연 온전한 인간일 수 있겠느냐라는 물음은 아마도 오스틴의 중대한 과제였던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인간의 분별력이라는 소재를 아주 극대로 활용한 소설로 생각됩니다.
다른 어느 작품의 전개 과정보다도 이 장편의 제3권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만합니다. 거듭 구애하는 헨리 크로퍼드의 의도된 행위를 초기에 제대로 읽지 못했던 에드먼드에게 실망했던 것 만큼이나, 집안과 집안의 결합을 차치하더라도 그만한 재산과 그 정도의 상식과 예의를 갖춘 젊은이의 청혼을 거절하는 패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계도'하는 토머스 경의 태도도 역시, 입이 절로 벌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그가 패니를 향해 내뱉은 "이기적이고 배은망덕"이라는 표현은 이 시대의 젊은 여성들이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었는지를 충분히 짐작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거듭된 형태로 오만했던 토머스 경의 이런 '양식'은 후반부에 이르러 참혹한 고통을 받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딸들인 마리아와 줄리아의 전형적인 행태 자체가 그저 모성의 유전이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워드 가의 세 자매와 오버랩 되기도 합니다. 특히 노리스 부인의 인물 조성은 극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악랄한 부인의 인성까지 긍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어떤 한 사람의 본성과 그 내면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진실된 눈으로 바라본 한 사람의 판단이 그렇지 못한 인간들의 터무니없는 비아냥과 취급을 받을 부분인지는 지금의 인간 사회에서도 충분히 고민이 될 만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패니는 유년 시절부터, 오랫동안 겪어 왔던 고립된 생활에서 사촌 오빠인 에드먼드를 제외한다면, 독서와 사색으로 자신을 조각한 인물입니다. 내면은 충실하고 견고하게 구축했고, 자신의 눈은 본질을 보기 위해 노력했고, 주변의 어느 누구에게도 쉽사리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따뜻하고 정 많은 심성을 갖추었습니다. 통찰이 그녀의 고유한 본성이었다면,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그리고 자신의 이익으로 가는 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인물들의 조소와 비아냥이 패니와 같은 인물에게 향하는 단계의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완독하기 전까지는 패니에 대해, 여자가 아닌 한 인간의 자유와 선택의 문제를 대변하는 인물로 절반쯤 이해했으나, 거대한 파국 이후의 조금 성급한 결말을 맞이하고 보니, 그녀는 남들과 다른 조건에서 내면을 충실히 쌓아온, 귀감이 될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서사 중간에, 마치 작가인 제인 오스틴이 말하는 듯 토해내는 "여자가 누군가의 구애를 받았으면 무조건 그것에 화답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너무나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헨리 크로퍼드의 패니에 대한 '구애 작전' 자체가 한 나르시스트의 자기 만족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것의 결과는 아주 혹독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더욱이 제1권 중후반부터 진행된 맨스필드 파크에서의 연극 시도와 그에 따른 복잡한 양상의 연습과 마찰은, 대미 자체를 이미 구축한 바와 다름 없었는데요. 저는 이 부분에서 제인 오스틴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메리 크로퍼드와 같은 인물은 우리 주변에서 숱하게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작품의 일독을 통해 얻어진 그와 같은 교훈적인 정신 자체는, 우리 같은 현대인들에게는 더없이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문 195페이지에 띄어쓰기 오류 한 곳이 있었습니다.
-본문 560페이에도 띄어쓰기 오류가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더 많은 잘못된 띄어쓰기가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본문 602페이지에 등장하는 '에드먼드'는 페니와 포츠머스로 동행하는 오빠인 윌리엄을
고려했을 때, 윌리엄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그녀는 이 사촌 오빠가 선하고 위대한 온갖 것들의 본보기이고, 그녀 외의 어느 누구도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어떤 감정으로도 충분히 보답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자신의 고마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혹은 상대방이 교양과 훌륭한 성품을 갖고 있겠지 하고 철석같이 믿었다가, 자신이 완전히 기만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래서 그 정반대의 상황을 참고 견딜 수밖에 없게 된 사람들을 제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데요!"
그러나 자제력이라든가 타인에 대한 올바른 배려, 자신의 속마음에 대한 정확한 인식, 도의의 원칙 같은 것이 그녀가 받은 교육의 필수적인 내용은 아니었으니, 그녀는 그런 심성을 갖고 있지 못한 관계로 자신이 처한 상황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이 바로 저런 태도야. 부탁하거나 선택권을 주는 척하면서, 사실은 저런 식으로 자기가 원하는 일을 억지로 하게 만들려고 접근하는 걸 보면, 다른 어떤 일보다도 더 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니까."
토머스 경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이들을 위한 일일지라도 가능한 한 가장 득이 되는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책략을 세운다거나 머리를 짜내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사람이었고, 그런 일에 재바른 태도를 경멸했다.
"정말 그렇소. 패니가 있는 앞에서 칭찬하고 있으니, 우리가 자신을 얼마나 착한 아이로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셈이군. 지금은 우리가 정말 소중한 말동무가 됐지. 그동안은 우리가 저 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었다면, 지금은 저애가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주고 있어요."
"다시 말하자면, 만일 이 세상에서 어떤 야심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아가씨가 있다고 한다면, 그게 바로 패니 프라이스라고 생각한다는 거지."
사실 그녀는 이모부처럼 통찰력이 뛰어나고, 지극히 존경스럽고, 훌륭한 분이라면, 그녀 쪽에서 그를 싫어하는 마음이 확고하다는 걸 단순히 인정하는 일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되리라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예전에 그토록 큰 충격과 혐오감을 주었던 모습, 다른 사람들을 세심히 배려하거나 존중하는 마음이 결핍된 모습이 다시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그녀가 호감 비슷한 감정을 품고 크로퍼드를 대해왔다고 여기기는커녕 항상 그 반대라고 믿어왔었고, 나아가 그녀가 마음의 준비도 전혀 안 된 상태에서 급습을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니, 내 동생들의 훌륭한 자질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싶긴하다만, 나는 그 애들이 단독으로 그랬든 같이 그러했든 크로퍼드 씨의 호감을 얻으려는 바람을 과도하게 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패니는 그토록 이른 나이에 올바른 분별력을 행사할 수 있는 타고난 밝은 정신에 대해 찬탄하고픈 마음이, 그런 정신이 초래하는 잘못된 행동을 가혹하게 비난하고픈 마음보다 더 많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