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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인문학 여행"의 저자는 주말마다 자신을 위한 전국 여행을 즐긴다. 자신을 위한 괜찮은 투자이다. 한 사람이 식견을 기르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해 지식을 높이고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혀야 하는 법이다. 저자는 전국을 자신의 정원이라 여기며 자신만의 여행을 즐긴다. 이 책을 통해, 여행에 대한 나의 막연한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왕 여행을 갈거면 굉장히 일탈적이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막연했다. 하지만 저자처럼,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모든 공간과 지역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누릴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자기만의 여행을 즐기는 저자의 태도가 꽤나 본받을 법 하다.
1장.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
전주 한옥마을 : 조선의 뿌리, 전통의 멋을 간직하다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 호수 위에 펼쳐진 천 년의 역사기행
공주 공산성 : 천도의 몽진, 4명의 왕을 껴안은 '공주의 품'
영주 소수서원 : 성리학의 중심, 조선 최초의 사립학교
부여 궁남지 : 백제 무왕의 탄생신화를 품은 연못
담양 소쇄원 : 세상 꿈 접은 선비의 오래된 정원
문경 문경새재 : 청운의 꿈을 안고 걷던 과거길
제천 배론성지 : 신유박해의 애환을 간직한 순교자들의 성징
기는 것을 넘어, 그 여행지를 공부하고 온전히 느끼며 받아들인다. 굉장히 낭만적으로 여행을 하는데, 단순히 그 여행지에서 제일 인기많은 스팟을 살펴보기보다는, 저자의 시각에서 그 여행지만의 맥락을 살펴본다. 다양한 사진과 역사적 배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만의 식견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독서와 여행을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그 여행지만의 역사적 배경과 맥락, 경관과 구조 중심으로 서술한다. 예를 들면 부여의 궁남지는 서동요를 삽입하는 등, 해당 여행지를 충만하게 누리기 위해 그 여행지만의 맥락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부여함을 확인할 수 있다.
2장 그곳에 가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영주 무섬마을 : 육지 속의 섬, 시간도 멈춘 선비의 고장
광양 매화마을 : 매실이 식탁 위에 올라오기까지
제천 옥순봉 : 퇴계를 사모한 애틋한 두향 이야기
봉화 계서당 : "춘향전" 이몽룡의 모델 성이성을 만나다
영월 낙화암 : 동강을 따라 흐르는 슬픈 일화
공주 무령왕릉,송산리 고분군 : 죽어서 더 유명해진 왕
영월 청령포,관풍헌 : 삼촌에게 내몰린 단종의 유배지
예천 삼강주막 : 주모 주안상에 세월도 쉬었다 가는 곳
우리 나라의 옛선조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국내 여행지의 맥락이 어우러져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1장에서는 여행지의 역사적 맥락이 어우러진다면, 2장에서는 특정한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가 마치 동화, 전설의 이야기처럼 해당 여행지와 어우러져 상당히 흥미롭다.
이뿐만 아니라 3장에서는 "자연을 벗 삼아 거닐다"를 통해 순천의 순천만, 담양의 죽녹원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자연을 담은 이야기가 펼쳐지고, 4장에서는 "따뜻한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곳"으로 2장에서의 역사적 인물과는 조금 다른 맥락으로 재미있게 얽힌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자신만의 여행을 글로 정리하고 풀어내는 것은 참 낭만적이다. 특별한 작가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누구든 자신만의 여행을 즐기고 기록하며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