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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선 만화이다. 나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과 글을 많이 읽기 귀찮은 것을 타협하여 학습만화책을 많이 읽었다. 단순한 재미를 위한 만화책이 아니라 어느정도의 지식 및 정보 전달이 주 목적인 그런 학습만화책을 많이 읽었었다. 그럼에도 글이 너무 많은 "먼나라 이웃나라"같은 만화책은 만화의 형식으로 나를 유혹했지만 실상은 그림이 그려진 글책과 같은 방대한 양의 글이 있어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나이가 들고 많은 글이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글만으로 이루어진 책, 글이 많은 만화책 또한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아래, 만화로된 정보전달형 책은 나를 기대하게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트랜스휴머니즘"을 소재로한 정보전달을 위해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방식을 사용하였다. 설정된 주인공이 오토바이 사고로 팔 한 쪽을 잃게 되고, 절단술을 발전시킨 사지 절단 수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앙브루아즈 파레가 나타나 팔 한 쪽을 잃은 주인공과 동행하여 절단술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절단술의 현재와 미래의 숙제까지 이야기한다. 가장 마지막 부분이 인상깊다. 절단술의 발전에서 포스트휴먼의 진화를 논하고 트랜스휴머니즘의 명과 암을 이야기하지만 명확한 답은 남기지 않은 채 계속되는 숙제로 남겨둔다. 이 책에서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능력을 개선하려는 지적, 문화적 운동이라고 한다. 이 용어가 과학의 본질적 의의를 가리킨다고 본다. 모든 학문의 발전은 결국 본질적으로 인간의 복지향상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과학의 진화에 취해 무엇이 인간에 필요하고 해가 되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새로운 혹은 계속되는 발전은 과연 의미가 있을까?
만화의 형식을 사용한 것이 참 좋았다. 의술과 관련하여 절단술과 인체의 해당 부위를 대입하여 그림으로 표현하여 이해를 도왔다. 또한 팔을 잃은 가상의 주인공의 설정 또한 팔 한 쪽이 만화 몇 칸 만에 순식간에 사라져 더욱 몰입하고 절단술과 트랜스휴머니즘까지의 이어지는 이야기에 깊게 취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절단술의 역사나 정보 및 지식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상통"이라는 절단 이후에도 절단 부위에서의 느낌이 나타나는 듯한 후유증까지도 보여준 점은 인상깊었다. 정말 절단술의 전반적인 정보를 집약적이고 흥미롭게 전달하였다. 물론 마지막 부분의 의의까지 완벽했다고 본다. 만화의 형식이 특히 해당 소재의 적절성이 발휘된 것도 같지만, 다른 분야의 시리즈도 읽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또한 만화형식의 학습만화에 대한 향수가 일어 다양한 학습만화를 찾아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