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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은 위 네이버 블로그입니다.(본인입니다.) ^_^
2018년 하반기, "서해문집"이라는 출판사의 책들을 미리 읽어보고 서평을 쓸 감사한 기회를 얻게 되었고 최현석 작가님의 "인간의 모든 성격"은 그 첫 번째 책이다. 책을 소개하고 책의 내용을 요약정리하는 서평보다는, 책을 읽은 후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정도의 서평을 쓰고자 한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긍정적이라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다. 이 책은 책의 제목 그대로, 인간의 "모든 성격"을 알려준다. 성격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고 하는 것도 맞겠다. 성격의 유형, 개념, 요인 등등 이후 내가 성격과 관련한 자료가 필요하거나 그와 관련한 과제를 수행할 경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성격"이라는 소재 자체가 매력적인 소재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의미와 재미를 찾는 존재로서, 그 의미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일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건 또 없다. 사람들이 심리테스트를 즐겨 찾고 행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을 때는, 자기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스스로에 대입해보면서 읽으면 훨씬 재미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챕터인 "성격유형" 중 '심리유형' 부분에서 나는 '아, 나는 내향적 감정형에 외향적 감각형인 사람이구나.' 하며 나를 찾아가는 재미로 읽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도 몇몇 있었다. 책을 펼쳐 가장 처음으로 나오는 문장은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All human personalities"이다. 이 문장에 대한 답은 결국 "성격"일 텐데, 작가님의 생각으로는 "나를 나이게 하는 것", 즉 인간의 본질을 "성격"으로 보는 듯하였다. 또한 16페이지 마지막 두 줄에서 "우리가 사람을 '성격'이라는 틀로 평가할 때는 위의 신문 기사처럼 나름의 분류를 한다."라고 하였는데, 작가님은 인간의 본질을 성격을 볼 뿐만 아니라, 그 성격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본질이라고 보는 듯하다. 여기서 나는 작가님이 이 책을 집필할 때, 가장 크고 중요한 소재인 "성격"에 대해 작가님께서 어떠한 관점을 가지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작가님의 이런 관점을 맞고 틀리고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최현석 선생님이라는 한 사람이 인간의 성격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지 어느 한 "틀"을 알게 된 정도로 인식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모든 성격을 다룬 책이며, 작가님이 얼마나 꼼꼼하고 깊이 있게 공부하셨는지 감탄할 만한 책이었다. 그러나 분명히 아쉬운 점도 있었다. 머리말에서 작가님 스스로도 한계로 인정한 부분인데, 이 책은 결국 정보제공에 그쳤다는 것이다. 열심히 공부한 만큼 전달하고 싶은 흥미로운 내용이 너무 많은 바람에 1차 자료 나열에 그쳤다. 기존의 선행연구 자료에 덧붙여 그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도 겸했다면 더 알찬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님의 개입은 오로지 자료수집 이후 그 자료들 중 무엇을 선정하여 어떻게 나열할 것인지 조합의 문제까지였다. 보통 논문을 쓸 때 '서론, 선행연구 수집 및 분석, 본 연구, 연구결과, 결론'의 순서를 따르는데 이 책은 선행연구 수집까지만 하였다.
나는 항상 어떤 책을 읽기 전,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보곤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최현석 선생님은 의과대학을 나오신 의학 박사인데, 물론 선생님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든 어떤 글을 쓰든 선생님의 자유겠지만, 선생님께서 주로 공부하셨던 분야인 의학을 이 책에 대입하여 사회적 가치 혹은 의의를 발견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내가 대학교 3학기 정도를 지내고 보면서 느낀 점은, 과제와 시험 그리고 학점에 매몰되어 급급하게 그들을 해결하는 삶의 태도는 갖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작게나마 한 장짜리 글을 쓰는 과제를 하더라도 내가 주로 공부하는 전공 분야를 생각하고 내가 바라는 나의 미래를 고민하며 넓고 크게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가님이 급급하게 이 책을 썼다는 의미보다는, 선생님의 흥미분야인 인간의 모든 성격에 대해 책 하나를 집필할 정도로 웬만한 수준 이상의 자료수집을 하였으나 그 자료들에서 파생되는 선생님만의 성격에 대한 생각, 연구 등이 부재하여 아쉬웠다. 나는 이 책이 부족하기보다는 아쉬운 것이다. 선행연구 자료집이었던 이 책을 누군가 읽고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는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작가님이 자신의 전공으로 살펴보는 인간의 모든 성격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이 책에 대해 아쉬운 점을 가장 길게 써버렸지만, 사실 글이라는 것은 끊임없는 반론과 비판의 대상이다. 끊임없이 반론하고 비판하면서 개인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의 발전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글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 글에 대해 할 이야깃거리가 많다면 그 글이 바로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인간의 모든 성격을 위해 최선을 다한 자료수집판 이었고, 자료수집판 이었기에 그만큼 작가님의 개입이 적었던 게 아쉬웠다. "성격"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흥미롭게 잘 다뤄주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