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40세 불혹, 모든 것에 미혹되지 않았고, 50세 지천명, 인생의 의미를 알았다는데, 수많은 정보들이 휘몰아치는 정보화시대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바쁘게는 살았는데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살고 있는 것인지, 현대 사회는 나이가 들수록 너무나 빠르게 지나감을 실감한다. 그래서 ‘느림의 미학’을 찾아가는 등 서점가에서도 다양한 책들이 나오기도 했다. 세월이 빠르게 지나고 보면 문득 나는 무엇을 했는가? 정말 나는 누구인가? 신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인문학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 또한 저자처럼 기독교에서 하나님을 찾았었고 지금은 선불교 공부를 하며 내가 갈구하는 것을 찾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마음에 더욱 깊이 들어온다.
책속에 깨달음의 진리가 있듯이 [경전 7첩 반상]은 문자적으로만 받아들이기 쉬운 어려운 경전을 쉽게 다가가 깨칠 수 있도록 길을 닦아 놓은 책이다. 경전은 읽고 문자적으로 머리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경을 거울삼아 내 자신을 비추어 보는 것이다.’ 추천사에서 오강남교수는 말한다. [경전 7첩 반상]은 7가지 경전으로 차린 생각밥상이자 마음밥상이다. 책도 편식을 한다. 저자는 편식하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경전을 냄새라도 맡아보라고 권한다. 손맛은 자랑할 수 없어도 식재료만큼은 최고라 단언한 7가지 반상은 수많은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초기에 이루어진 [숫타니파타], 동양문헌 가운데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 노자의 [도덕경], 기독교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는 선두마차 [도마복음], 우리 사회에서 가장 결여된 공자의 [중용], 대승의 중추이자 한국불교의 소의 경전인 [금강경]. 인도의 고전이 된 [바가바드기타], 우리나라 동학 천도교의 [동경대전]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경전은 오직 내 경전만이 최고의 경전으로 있는 줄 안다. 기독교는 성경, 불교는 금강경 식이다. 기독교인이 금강경을 읽기란 종교를 바꾸지 않고는 쉽지 않다. ‘독선은 무관심과 편견, 무지를 낳는다. 종교권력을 쥐고 있는 기득권자들에 의해 의도되고 탈색된 껍질만 만지작거려서는 그 참뜻을 알기란 요원하다. 눈 감은 신앙으로는 경전에 숨은 속뜻을 알아차릴 수 없으며 깨달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 말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나 또한 주변 사람들을 통해 봐 왔기에 너무나 공감하는 말이다.
우리가 쉽게 읽어보려 하지 않았던 여러 경전을 한 번에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게 차려준 밥상, 진리는 하나로 연결되듯 인류사 최고 스승들의 공통된 목소리를 통해 자아를 찾고 깨달음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빠르게 읽고 의미를 금방 잃어버리는 지식으로 담지 않고 느리게 읽으며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새겨, 내 안에서 다시 살아 지혜로 나오게 만든다면 잘 차려진 경전 7첩 반상을 맛있게 먹은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