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는 북극곰이 살고 남극에는 펭귄이 산다. 남극은 세계에서 가장 춥고 가장 높고 가장 거친 대륙이다. 전 세계 얼음의 90%가 남극에 있다. 남극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수천 km나 떨어져 있는 우리와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다. 남극대륙은 지구의 기후와 해양 시스템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좁은 의미에서 남극은 남극대륙만을 가리킨다. 하지만 남극이라는 독특한 환경은 대륙 주변에 차가운 바다를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지구에서 가장 차가운 바다를 남빙양이라 부른다.
넓은 의미의 남극은 대륙과 그 주변의 남빙양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남빙양과 다른 바다들과의 울퉁불퉁한 경계 즉 남위 50°~ 60° 사이를 넘나드는 이곳을 남극수렴선이라 부른다. 남극대륙은 평균 고도가 약 2,30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륙이다. 남극대륙 땅은 얼음 아래 숨어 있다. 대륙의 많은 부분이 평균 2,160m 두께의 얼음에 눌려져 있다. 남극대륙이 높은 것은 땅이 높은 것이라기보다 땅 위에 쌓인 얼음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이 얼음들이 모두 녹는다면 남극의 땅은 위로 솟아오를 테지만 언제 그런 날이 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 남극에는 3794m의 활화산인 에레버스산이 있다. 이 산 분화구에서는 액화된 금이 뿜어져 나온다.
에드워드 아드리안 윌슨(1872~1912)은 스콧의 남극 탐험에 수석 과학자 및 의사로 참여한 인물이다. 1912년 남극점에 도달했으나 식량 부족과 혹독한 기온 때문에 귀환 도중 사망했다. 남극점을 정복하고 돌아오던 길에 윌슨은 부지런히 암석 시료를 모았다. 13kg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완전히 탈진하여 걸을 기운도 없던 때에도 윌슨은 그 시료들을 버리지 않았다. 이 숨진 대원들을 찾아낸 수색대에 의해 암석 시료들은 영국 자연사 박물관에 전해졌다.
윌슨이 수집한 시료들 가운데에는 고생대 페름기 식물인 글로솝테리스 화석이 있었다. 펭귄 루커리(Penguin Rookery)란 수천에서 수만 마리의 펭귄이 번식과 양육을 위해 함께 모여 생활하는 집단 서식지를 말한다. 허들링(huddling)이란 매서운 남극의 추위 속에서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기 위해 모이며 체온 유지를 위해 서로 빽빽하게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 남극대륙이 지금처럼 눈과 얼음으로 덮이게 된 것은 남극대륙의 이동과 관계가 있다.
남극대륙이 곤드와나 랜드에서 떨어지기 전에는 기후가 따뜻해서 많은 동식물들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남극대륙이 서서히 남쪽으로 움직여가면서 조금씩 날씨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추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남극은 처음부터 얼음으로 덮여 있었던 것이 아니다. 오랜 옛날에는 남극에도 따뜻한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거의 대부분의 땅이 얼음으로 덮여버렸다.
남극대륙이 곤드와나 랜드에서 거의 떨어졌을 무렵 남극대륙 주변에는 차가운 바닷물의 흐름이 남극대륙을 둘러싸게 되었다. 바닷물의 흐름을 해류라 하는데 해류에는 따뜻한 흐름과 차가운 흐름이 있다. 남극 주위를 빙 둘러싸는 남극순환해류는 세계에서 제일 차가운 해류다. 남극순환해류가 적도로부터 남쪽으로 내려가는 따뜻한 해류를 막으면서 남극대륙은 고립되었고 날씨는 매우 추워졌다.
과학자들은 5000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남극대륙의 기온이 내려갔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극 대륙은 이렇게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방으로 남게 되었다. 남극대륙의 98% 정도가 눈과 얼음에 덮여 있다.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얼음의 두께는 평균 2160m이고 가장 두꺼운 곳은 4800m나 된다. 남극대륙의 얼음은 전 세계 얼음의 90%나 된다. 이 얼음을 모두 녹이면 세계의 바다 표면이 무려 70m 가량 올라가게 된다. 남극 대륙을 덮고 있는 두꺼운 얼음 덩어리를 빙상이라 부른다.
남극의 빙상은 지구에서 가장 큰 얼음 덩어리이다. 얼음의 면적만 해도 한반도의 약 60배에 가깝다. 남극을 동쪽과 서쪽으로 나누어보면 동남극의 빙상은 대부분 육지를 덮고 있고 서남극의 빙상은 바다를 덮고 있다. 남극 주변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눈이 되어 남극에 내린다. 이 눈은 솜털처럼 아주 가볍다. 밀도가 0.3g/cm³도 채 되지 않는다.
눈이 계속해서 쌓이면 먼저 내린 눈은 위에 쌓인 눈에 의해 점점 압축된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남극 표면의 눈은 어느새 만년설이라는 좀더 단단한 눈이 된다. 그리고 이 만년설도 점점 더 단단하게 굳어서 결국에는 얼음이 된다. 이 얼음을 빙하 얼음이라고 한다. 남극은 오랜 기간 동안 쌓인 눈으로 말미암아 거의 대부분의 땅이 얼음으로 덮였다. 이 두꺼운 얼음이 빙상을 이루는 것이다.
얼음은 고체처럼 보이지만 빙상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되면 꿈꾸는 액체처럼 흐른다. 이 사실은 남극의 얼음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빙상이 새로운 눈이 내려 두꺼워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력 작용에 의해 바다를 향해 흐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마치 컨베이어 벨트 같이 움직인다.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눈이 되어 남극에 내리고 눈은 얼음이 되어 빙상이 된다. 빙상은 다시 흐르고 흘러서 언젠가는 바다로 되돌아간다.
빙상이 바다쪽으로 뻗게 되면 빙상의 아래는 땅이 아니라 바다와 접촉하게 된다. 두꺼운 얼음층이 바다 위에 떠 있게 되는데 이것을 빙붕이라 한다. 빙붕은 빙상에 붙어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깨져나가기도 한다. 이때 바다를 돌아다니는 커다란 얼음의 산인 빙산이 생기는 것이다. 빙붕이 깨져 빙산이 생기는 것은 지구의 기후변화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남극대륙에만 얼음이 덮이는 것은 아니다. 겨울이 되면 남극 주변 바다가 얼게 된다. 그러면 바다가 얼음으로 덮이게 된다. 바다의 얼음을 해빙이라 한다. 남극대륙의 얼음은 눈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해빙은 소금기 있는 바닷물이 얼어 만들어진 것이다. 해빙은 비록 몇m 두께의 얼음에 불과하지만 바다와 대기 사이의 열교환을 감소시켜 남극은 더욱 차갑고 건조하게 만든다.
남극은 지구에서 가장 춥고 가장 바람이 센 대륙이다. 두꺼운 빙상으로 덮여 있지만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다. 남극대륙 지방의 대부분은 1년 동안 내리는 눈의 양을 물로 계산해서 50mm도 되지 않기 때문에 기후로 말하면 사막 기후라고 할 수 있다. 빙하는 얼음이 흘러가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말로 흐르고 있다. 땅 위에 얼음이 두껍게 쌓이면 얼음의 아래쪽은 위에서부터 내려 누르는 엄청난 힘을 받게 된다. 이 힘 때문에 얼음의 아래쪽은 비교적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땅은 경사져 있기 때문에 얼음의 아래쪽은 낮은 곳으로 흐르려고 한다. 빙하는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빙상이 바다쪽으로 흐르게 되면 곳곳에 크고 작은 깨진 틈이 생긴다. 이 틈을 크랙 또는 크레바스라고 한다. 자동 오거(auger) 시료 채취기가 있다. 오거는 스크류 모양의 회전식 드릴 장치다. 빙상 위에 구멍을 내서 무엇을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히 구멍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내려갔다 올라온 파이프에는 너무나도 투명하고 깨끗한 얼음기둥이 들어 있다. 이것을 얼음 시추 코어라고 한다.
남극 빙상의 얼음은 쌓인 눈이 아주 단단하게 된 곳이다. 재밌는 것은 남극에 내린 눈이 얼음이 되더라도 눈 속에 느슨하게 들어 있던 공기방울은 그대로 얼음에 갇혀버린다는 것이다. 남극의 얼음 속에는 많은 공기방울이 들어 있다. 과학자들은 이 공기방울을 이용하여 남극의 기후를 연구한다. 얼음 속에 공기 방울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 공기는 눈 내리던 당시 지구의 공기를 대표한다. 그래서 얼음을 통해 과거 지구의 공기를 알아 낼 수 있는 것이다.
빙상에 공기방울이 갇히는 것과 용암에 공기방울이 갇히는 것은 차원이 같을까? 공기방울이 갇힌다는 물리적 차원은 같다. 하지만 그 메커니즘과 정보의 차원은 다르다. 빙하 얼음 속 공기방울은 대기 중에 있던 공기가 얼음이 얼어붙는 과정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힌 것이다. 이 기포는 수십만 년 전 지구의 대기 성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타임캡슐이다. 용암 속 기포는 갇힌 것이 아니라 용암 내부에서 생성되어 팽창한 것이다.
이 기포의 양과 형태는 마그마의 점성과 화산폭발의 격렬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남극 빙상의 얼음 안에는 최근 지구 대기의 오염물질도 같이 들어 있다. 얼음 속에 갇혀 있는 공기 중에 그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얼음에서 지구 대기의 오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남극의 얼음 중에는 보통의 공기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재와 유황 성분도 들어 있다. 화산이 폭발할 때 나온 것들이다.
남극의 얼음에서 과거 지구 표면에서 폭발한 화산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남극에서 알 수 있는 지구 환경의 위기 사례로 오존층 파괴를 들 수 있다. 오존층은 지표에서 약 15km~ 50km 상공에 있다. 산소 원자 3개가 모여 만들어진 오존 분자가 있다. 이 오존이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강력하고 위험한 자외선을 막아준다. 오존층은 아주 얇다. 성층권에 퍼져있긴 해도 두께가 3mm에 불과하다.(이는 사람 무릎 연골 두께와 같다.)
지구 내부의 막대 자석은 지구의 진짜 극과 약 11.5° 기울어져 있다. 신기하게도 남극에는 석탄이 묻혀 있다. 나뭇잎 화석도 있다. 이는 과거 남극에 아주 따뜻한 기후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남극이 따뜻했을 무렵 남극대륙은 바로 지금의 남극 자리에 있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륙들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계산한다. 지구상에는 많지는 않지만 움직이지 않는 고정점이 있다. 이를 열점이라 한다.
남극 대륙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1년에 고작 1cm 정도 움직인다. 남극 주변 대륙들은 좀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남극에 비가 내리지 않는 이유는 너무 춥기 때문이다. 비가 아니라 눈으로 내리지만 양이 그리 많지 않다. 눈의 양도 너무 적어서 남극은 사막으로 취급된다. 사막은 연간 강수량이 254mm보다 적은 곳을 말한다. 남극의 1년 강수량은 50mm 정도다. 사하라 사막보다 적다. 남극은 사막이어도 매우 춥기 때문에 증발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쌓인 눈이 증발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랜 기간 두꺼운 얼음이 형성되는 것이다. 남극의 춥고 건조한 환경은 드라이 밸리라는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 놓았다. 이 드라이 밸리는 마치 화성의 환경과 비슷하다고 해서 거기서 화성탐사를 위한 바이킹 계획을 시험하기도 했다. 드라이 밸리에는 최소한 200만 년 동안 눈이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극은 대부분 바다이기 때문에 남극보다 춥지 않다.
북극이 바다가 두껍게 얼어버린다 해도 얼음 아래의 물은 북극의 온도는 남극보다는 높게 유지하게 한다. 바닷물은 대개 마이너스 2도에서 언다. 남극은 두꺼운 대륙 빙상으로 덮여 있다. 남극의 평균 고도는 2300m이고 가장 높은 곳은 4000m나 된다. 100m 올라가면 기온이 1도씩 떨어진다. 그래서 남극대륙은 평균적으로 얼어붙은 해안보다 23도나 낮은 기온이 된다. 남극대륙은 세계에서 가장 차가운 해류인 남극 순환류에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다. 남극 순환류는 적도로부터 남극대륙 쪽으로 흐르는 따뜻한 물을 차단시켜 남극을 더욱 차가운 곳으로 만든다.
남극은 두꺼운 빙상의 무게만큼 지구를 내리누르고 있다. 그런데 빙상이 전부 녹으면 남극의 땅은 서서히, 아주 서서히 육지로 솟아오를 것이다. 1만년에 500m 정도 솟아오를지 모른다. 남극에는 나무가 없다. 다만 남극 잔디를 포함해 두 종류의 꽃이 피는 식물이 남극 반도 지역에 있을 뿐이다.
꽃이라 해도 너무 작아 확대경으로 보아야만 보일 정도다. 남극에 있는 대부분의 식물은 이끼류나 선태식물이다. 이끼류는 햇빛이 비치는 바위 표면 바로 아래 틈새에서 생장한다. 북극에는 에스키모라 불리는 이누이트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사냥을 하면서 살아가고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북극의 원주민이다. 하지만 남극에는 원주민이 없다. 남극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연구를 위해 잠시 방문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