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정도 가는 **의 광산교회 목사님께 광산은 한자로 어떤 구성인가요?(무슨 광, 무슨 산인가요?)라고 물었다. 빛 광, 뫼 산이라는 답에 약간 실망했다. ‘光山이 아니라 鑛山이 아닐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광산이란 단어가 있지만 이는 김씨의 한 본관인 광주, 담양을 아우르는 그 본향인 광산일뿐 다른 의미로 쓰이는 예는 없다. 물론 빛의 산이라는 의미로 단어를 만들 수 있다.
나는 광물을 캐듯 역경 속에서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상상했다. 광산을 검색하니 광물을 캐내는 곳으로 캐내는 것에 따라 금산(金山), 은산(銀山), 동산(銅山), 철산(鐵山), 탄산(炭山) 등으로 나뉜다고 되어 있다. 사마키 다케오의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에 금속을 이용한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금속의 역사는 그 금속을 광석에서 추출해내는 난이도와 크게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자연 금, 자연 은, 자연 구리, 자연 철처럼 홑원소 물질이 그대로 산출되기도 하지만 금속은 대부분 산화물, 황화물 형태로 산출되는 바 화합물이 강하게 결합되어 있을수록 광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금, 은, 수은, 구리, 철이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이어서 납, 주석 그리고 이후에 아연이 추출된 이유는 결합력의 차이 때문이다.
탄소나 탄소 포함 화합물을 공기 중에서 연소시키면 이산화탄소가 생겨난다는 말을 통해서는 화합물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탄소는 불에 타면 이산화탄소가 되고 수소는 물로 변화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물을 생성한다는 의미를 갖는 수소(hydrogen)란 단어가 생겼다. 금속인 철, 마그네슘도 불에 탄다. 철, 마그네슘이 불에 타면 이전보다 질량이 늘어난다. 연소 후 철은 산화철이 되고 마그네슘은 산화 마그네슘이 된다. 질량이 늘어난 이유는 그만큼 산소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 산소는 공기 중에서 유래하므로 공기에서는 그만큼 산소가 줄어들 것이다. 질량 보존 법칙이 도출되는 것이다.
산화(酸化)란 결국 산소와 결합했다는 의미다. 그레이엄 실즈는 [얼음과 불의 탄생]에서 1990년대 이후 화학, 물리학, 생물학이 줄곧 새로운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지질학은 점점 더 협력적이고 종합적인 학문이 되었다는 말을 했다. 지질학과 관계를 갖는 학문 중 내가 가장 많이 읽은 분야는 물리학이고 그 다음은 화학이고 그 다음은 생물학이다. 내가 읽은 얼마 되지 않는 화학 책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아 뢰위네의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다.
책에 의하면 오늘날 세계 여러 곳에서 채굴된 광석에 존재하는 금의 평균 농도는 암석 1톤당 1~3그램이다. 그래서 만약 내 반지 속의 금이 최근에 채굴된 것이라면 그것은 1톤 이상의 암석에서 나온 것임을 의미한다. 뢰위네의 책에 의하면 불타는 석탄 속의 탄소가 철광석과 반응하여 전자를 방출하고 산소를 가져와 금속 형태의 철이 남는다. 인간이 철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목재 수요가 증가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땅에서 채굴한 석탄을 사용하며 철을 생산하기 때문에 나무를 자를 필요가 없다. 석탄광이 숲을 지키게 해주지만 석탄을 태울 때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탄소가 우리 행성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가 화학에 초점을 맞춘 순수(?) 책이라면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는 역사, 지질학 등과 결합된 응용 서적이라 할 수 있다.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에서 만난 반가운 내용은 물처럼 밀도가 고체보다 액체가 높은 물질로 들 수 있는 것이 규소, 갈륨, 저마늄, 비스무트 등 한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찰스 코겔의 [생명의 물리학]에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은 얼었을 때 물에 뜨는 것으로 규소를 들었다. 코겔은 대다수 액체는 고체가 되면 자신의 액체 속에 뜬다는 말을 했다. 코겔에 의하면 규소는 20기가 파스칼의 압력에서 비슷한 행동을 나타낸다.
정리하면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는 넓게 썼고 [생명의 물리학]은 넓고 깊게 썼다. 초점이 다르기 때문인지 모르나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는 좋고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는 더욱 좋다. 물론 이는 내 관심사와 더 맞고 내 문제의식에 수렴하는 정도가 더 크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 외에 그의 다른 책이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니 원서로도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가 아직까지 유일한 출간작인지도 모른다.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원서는 여러 권 나왔지만 번역된 것이 달리 없다면 그 책들이 번역되기를 기다려야 하고 원서 자체가 아직 단 한 권 나온 것이라면 후속작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