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보관함에 담은 책이 9,000권에 이르니 10,000권까지 담는 것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떴다. 정신 차리고(?) 사족(蛇足) 같거나 췌언(贅言) 같거나 여분(餘分) 같이 느껴지는 책들을 삭제했다. 사흘 정도 그렇게 하니 남은 책이 1,800권 정도가 되었다. 과잉(過剩)으로 책을 담아두고 언젠가 읽을 것이라고 또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 사이 보관함 책이 9,000권까지 이르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보관함에 담은 책이 너무 많으니 필요한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어려워 중요할 때 사지 못하는 일이 생기곤 했다. 보관함에 담았다가 산 뒤 삭제하지 않아서 늘어난 경우도 꽤 있었다.
그간 내게 필요 없는 책을 너무 많이 간직하고 있었다는 반성을 한다. 분야로는 과학, 역사, 철학 등이 남았고 과학이라고 해도, 역사라고 해도, 철학이라고 해도 시효성을 잃은 책들은 제했다. 시간을 두고 정선(精選)하고 정선해 내 보관함을 멋지게 보기 좋은 입체감으로 장식할 것이다. 이제 새롭게 출발점에 선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