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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화 그늘

2020년 1월 지질공원 해설사 근무를 시작했으니 이번 달 말로 근무 5년이 된다. 코로나 팬데믹, 시스템 문제 등으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나름으로 책도 찾아 읽고 유튜브도 보고 기사도 검색하고 지질자원연구원(硏究院)에 질문을 해 답도 받는 등 공부하느라 애썼으나 많이 부족하다. 이번 달 들어 윌리엄 스미스 전기인 세계를 바꾼 지도와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란 책을 읽었다.(깊은 시간으로부터는 추천할 만한 책이다.)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 지질학(얀 잘라시에비치), 지구 100 1권, 제주과학 탐험(문경수), 모든 것의 기원(데이비드 버코비치),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닐 슈빈), 근원의 시간 속으로(윌리엄 글래슬리), 지구의 짧은 역사, 지오포이트리(좌용주) 등의 책은 읽은 범위 내에서 말하건대 좋은 책들이다. 읽고 서평을 썼지만 재독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다른 책들도 포함시켜 개념 중심으로 지구과학 내용을 정리하여 수시로 익혀야 할 필요를 느낀다. 


션 캐럴의 빅 픽쳐란 책이 있다. 양자와 시공간, 생명의 기원까지 모든 것의 우주적 의미에 관하여란 부제를 가진 책이다. 원제도 빅 픽쳐(The Big Picture)로 번역본과 같은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물리학 내용을 말하려는 것이 아닌 두 가지 차원이다. 하나는 의식의 부상이란 제목의 글에 틱타알릭 로제가 언급되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제목과 연관이 있는 Do you get the picture?란 문장을 말하기 위해서다. 


틱타알릭은 4억 년쯤 전 물에서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로 수생동물과 육상동물을 잇는 잃어버린 고리로 여겨진다.  4억년은 연천 지질공원 해설사들과도 연관이 있는 수치다. 연천의 기반암인 미산층이 4억년 정도부터 퇴적되기 시작한 암석이기 때문이다. 헬렌 고든의 책에서 읽은 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질학적 규모에서 볼 때 지진은 시계처럼 정확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인간의 시간 규모에서 볼 때는 결정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불규칙하게 일어난다.”(128 페이지) Do you get the picture?란 그림이 그려져?(이해가 되?)란 의미의 문장이다. 공부란 크게, 그리고 경우에 따라 세밀하게 그림을 그려 이해시키는 것(이미지로 떠오르게 하는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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