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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힘이란 무엇일까? 성석제의 소설 <인간의 힘>에서 줄곧 이야기하는 인간의 힘은 바로 남의 뭐라고 하든 초지일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다. 작가는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했는냐가 중요하고 남들이 우습다고 미쳤다고 할지라도 신념을 지켜 나가는 사람이 바로 인간이 무엇인지, 인간의 소중함이 무엇에서 비롯되는지 아는 사람이라고  역설한다.

책의 줄거리는 일종의 고전소설과 같이 옛날 조선시대 광해군, 인조에 걸친 혼란한 세상에서 구석진 시골 고령땅의 선비 채동구의 일대기다. 그렇지만 채동구는 나라를 구할 인물이라는 동구에 걸맞지 않게 보통 흔히들 생각하는 뛰어나고 비범하고 강직한 선비,혹은 영웅은 아니다. 하지만 남들이 모두 어리석다고 생각할 때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비록 실제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미약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어려움(정묘호란, 병자호란 등)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이 책은 한마디로 옛날 이야기를 읽듯이 술술 읽힌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조선시대의 사회상, 생활상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을만큼 일종의 조선시대 미시사같다. 하지만 그런점때문인지는 몰라도 성석제 특유의 말발을 덜 느껴진것이 아쉬웠다. 

결정적으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 책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인간의 힘"의 정의에 대해,그것이 정말 인간의 힘인지에 대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물론 채동구의 삶이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낸 삶이었다고 해도 그 신념이 옳고 그른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소설속에서 보아도 채동구가 지킨 알량한 신념으로 자신은 얼마나 만족한 삶(정신적으로라도!)살았는지는 몰라도 그는 그의 가족들이 겪을 고통에는 별 관심도 없고 그냥 당시의 얼렁뚱땅 양반으로서 삶을 살았다고도 볼수있다. 또 손자의 홍보능력에 의해 올라간 벼슬이 뭐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념 자체의 옳고 그름이 중요하지 않고 그것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 인간의 힘이라는 메시지는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하다. 옳지 않은 신념, 남에게 고통을 끼치는 주장과 고집으로 인해 역사속에서 얼마나 많은 잘못된 일들이 일어났는가. 끊임없이 자신의 주장과 신념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는 삶속에서 열심히 사는 삶이 현실에서 미약한 힘밖에는 갖지못하더라도 진정한 인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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