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이 되면 우리 가족은 경희궁 근처에 위치한 사계절출판사 카페 에무에 종종 들린다. 북카페에서 자유롭게 사계절에서 출판된 책도 읽고, 무료로 진행되는 ‘그림책 보고 듣고 만들기’도 참여한다. 큰 아이가 그 곳에서 한 눈에 반한 책이 남동윤 선생님의 ‘귀신 선생님’시리즈였다. 처음에는 만화라는 이유로 반대했다가 결국 세 권을 다 소장하고 있다. 6월 책 읽는 가족 추천도서가 <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학교>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얼마나 좋아했던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함께 보내주신 게임도 몇 판을 했다. 딸 아이 말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학교 도서관에서 빌리기 어려운 인기도서 중 하나다.
표지를 보면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을 중심으로 각종 귀신들과 아이 셋이 눈에 띈다. 뒤에 꿈, 환생, 희망이라고 쓰인 건물이 귀신학교다. 첫 느낌은 제목처럼 오싹오싹하다.
이야기는 강귀신 선생님이 갑자기 수업을 한 시간 일찍 끝내주면서 시작된다. 주인공 남동식과 제소민은 하교길에 보따리를 등에 둘러 맨 한 아이와 부딪혔다. 그 아이는 지각 대장 귀신인데, 아이들에게 귀신학교를 구경시켜주겠다고 한다.
귀신을 무서워하기는커녕 낄낄 대는 남동식과 제소민을 따라 오싹오싹 귀신 학교에 가는 길은 꽤 험난하다. 늙은 용도 타고, 저승사자 택시도 타면서 우여곡절 끝에 15학년 2반을 찾아간다. 공포의 444반을 지나, 교실에 도착하고, 마침내 오늘의 하일라이트 콘서트를 보게 되는데.... 출연자 신귀강의 정체는???
유튜브에서 찾아본 작가 인터뷰에 의하면 아이들은 세세한 그림까지도 살펴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저자는 책표지에 신경을 제일 많이 썼다고 했다. 본문 중간 중간에 숨은 그림 찾기나 퀴즈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내가 보기에는 꽉 찬 그림과 말풍선이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취향까지 섬세하게 생각하는 작가 남동윤 선생님이 무척 반갑다.
<아이의 소감>
나는 마지막에 작가의 말이 조금 웃기기도 하면서 무섭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작가가 진짜 죽었으면 어쩌지? 아니면 할아버지가 돼서 곧 죽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는 남동윤 아저씨가 엄청 엄청 오래 살기를 바래요. 그래야지 재미있는 책을 볼 수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