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꽉 채운 한 권
함동진 2019/05/3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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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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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19-04-01
: 1,761
나는 자기계발서보다 소설을 선호합니다.
'이 것은 이렇게 해라' 라는 삶의 방정식을 누군가 정해주는 것보다 삶의 이야기를 엿들으며 간접적으로 해답을 찾아내는 방식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이번에 레스라는 책을 고른 가장 큰 이유는
리뷰 대회를 한다길래 40살에 등단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저로서는 재밌을 것 같은 도전이었고
두 번째로는 '나이 듦과 사랑의 본질'을 알고싶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나는 38p의 '좋은 동반자가 될 거야.~'의 단락.
연애 초반 서로 취해 있을 때는 너 밖에 없다고, 결혼하자고 그 순간의 진심을 연인에게 표현합니다. 그 후 이별을 하고 세월이 가서 보면, 그 시간의 전부였던 당신은 크기가 어떻든, 부분임을 깨닫게 됩니다.
독일에서의 레스는 자신이 유창하게 독일어를 말한다고 생각했지만 원어민까지는 아니었죠. 웃으면서 읽었던 이 부분은 한 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레스는 원어민 수준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이정도 수준에서 만족을 한걸까요? 모를 일입니다. 내가 이미 전문가라고 생각했던 분야에 대해 어느날 갑자기 아직 배워야 할 것이 산더미인 것을 깨닫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내가 잘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책 속의 이론이 전부가 아니라 직접 실천해봐야 한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20년을 결혼하고 성공적으로 헤어졌다는 222p부터의 내용입니다.
세상에 정답이라는 것은 내가 살기 나름인 것을 알게된 단락이었습니다.
이 내용을 읽으니 오래 사귀고 결혼에 골인하여 행복하게 살다 죽는 것이 관계의 성공이고 미덕인 줄 알았던 저에게 신선하게 새 시야를 보여줬습니다.
두 달 동안 잠깐 만나고 헤어진 사람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분은 그 짧은 시간동안 사람 관계를 대하는 관용의 자세, 감정 표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 그 짧은 연애는 아서가 말한대로 '괜찮은' 연애였습니다.
이 책은 어느덧 50살이 된 레스가 나에게 들려준 유쾌한 삶 이야기, 세상을 살며 보이지 않았던 시선이 더 넓어지고
내가 한 번 더 변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소중한 한 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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