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시고, 책을 열심히 만들기도 하시는 복일경 님께 메시지가 왔다. 새로 나온 SF소설을 보내주신다고 했다. SF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으나 이번 기회에 한번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받아보았다. 읽을 책이 밀린 데다 연주회로 바빴으나 가방에 쏙 들어가는 책의 크기 덕분에 계속 가방에 넣고 다니며 짬짬이 읽었다.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첫 장은 SF라기엔 너무 철학적이었다. 대화로 이루어진 1장을 읽으며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리던 두 사람을 떠올리기도 했다. 2장은 그에 비해 조금은 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콘퍼런스에 참석차 호텔로 향하던 정 과장과 김 팀장은 석류라는 뜻의 포머라는 바를 운영하는 여사장을 만난다.
왜 SF인가 했더니 2장에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들이 참석한 콤퍼런스에서 그 비밀이 밝혀진다. 인간과 섞여 살고 있는 인간과 같은 외관을 가진 새로운 생명체에에 대한 연구 발표였다. 낮은 확률이지만 생식에 성공한 이들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고 있다. 상상만으로도 이상야릇한 이들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신선하고도 괴이했다. 남녀를 초월한 이들의 자손 번식 방법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다시 1장으로 돌아와서 자신과 나누는 또 다른 누군가는 과연 남일까 자신일까? 이해할 수 없는 내용 투성이인 이 책은 한 번 읽고 넘길 게 아니다. 여러 번 읽으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추천사에서 세 번 읽기를 권한다. 철학적이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고, 청소년이 읽기에 수위가 높기도 하지만 가방에 들고 다니며 다시 밑줄 그으며 읽고 싶다.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