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들뢰즈의 친구와 적을 구별하는 일, 혹은 들뢰즈의 진정한 스승들을 확인하는 일은 기껏해야 예비적인 연습일 뿐이다. 즉, 아마도 필요한 일일 테지만, 분명 충분한 일은 아니다. 사실은 들뢰즈는 -친구이든 적이든- 철학사에 등장하는 모든 철학자들을 동일한 방식으로 읽으며, 동일한 전략을 따라 각 사상가를, 말하자면, 미분적 한계로까지 밀어붙인다는 점이다. (...) 그런 규정들은, 전적으로 부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다. 그런 규정들은 들뢰즈 사유의 운동과 "되기"를, 들뢰즈 사유 그 자체에 있어서든, 들뢰즈 사유가 철학사와 맺는 복잡한 관계에 있어서든 놓치고 있다.-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