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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he Ambulance Died in His Arms

미겔 에르난데스는 뛰어난 시인이지만 이상하게도 형편없는 시인들이 그를 숭배한다(확실한 답은 아닐 것 같아서 저어되지만 내가 생각해 낸 설명은 이렇다. 에르난데스는 고통의 편에 서서 고통에 대해 노래한다. 그런데 형편없는 시인들은 대개 실험용 쥐처럼 괴로워하기 마련이다. 특히, 남들보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하게 사춘기를 겪으면서 말이다).
한번은 내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어린 청년이 그저 시간을 죽이려고 무심코 던진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내 질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한참 동안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마침내 대답을 찾았는지 입을 열었다. <나는 조용한 여자가 좋아.> 그러더니 곧장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죽은 사람만 조용하지.> 아저씨는 동안을 두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생각해 보니까 죽은 사람도 조용하지 않군.〉
"그러면 이제 이 나라가 악마의 손아귀에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직 이 땅에 있는 사람들은 악몽을 꾸기 위해 살아남은 거야. 그저 누군가는 남아서 꿈을 견뎌야 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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