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알려져 있지 않은,
조선 마지막 황녀의 존재를 알린다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화재를 부르기에 충분한 소설.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로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오른다기보다는,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그녀의 사명감이 아름다워 세상에 읽혀진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듯한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옹주에 대한 무영의 변함없는 사랑을 조금 더 부각시켜 보여주었으면 좋았을것을. 이라는 아쉬움도 남기는 하나,
이 글의 제목은 덕혜옹주고, 따라서
그녀의 일생을 풀어가는데 오로지 충실하고 있다.
아니, 언제나 느껴오는 거지만,
한 사람의 일생을
책 한권 혹은 영화 한 편으로 담아내는 작업들이
어디 온전키나 하겠어.
항상 그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기에,
이번 읽기 속 공허함이 그다지 불쾌하거나 언짢지는 않다.
시대가 그러하거늘,
누군들 그 삶이 파란만장하지 않았겠는가마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의 인생
(복순, 무영, 기수, 다케유키, 정혜, 영친왕, 고종, 양 귀인 등)
모두가 인생이 기구하고 또 기구하다.
그래서 나라 잃은 설움이라 했던가.
소속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혹은 자멸감은
나도 느껴본 적이 있다.
언젠가, 학생즈음임이 분명한 내게
'고등학생이니? 아님. 대학생인가? ...그도 아니라 하면, 뭐, 뭐라는 것이지?'
라고 물었던 사람.
남들은 다 고등학생 아니면 대학생이라는데,
그 사이에 낀 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던 그 시간들.
처음으로 소속이 없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느꼈었다.
학교 혹은 직장 등에 대한 것이 이정도인데,
나라/조국에 대한 마음은 오죽할까.
개같은 나라, 썩어빠진 이나라, 부끄러운 나의 모국이라 해도.
나는 분명하게 나의 국가적 정체성 하나는 잡혀있다, 행복하게도.
'나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나라를 잃고 그 혼란기를 살았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지키고 싶은 것을 잊어야 하고 마음 속으로만 담아야 했다는 글귀가 자꾸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