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장도 아닌데 가격이 쪼끔~ 비싼 거 아닌가? 했는데, 그 값어치를 하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책들은 주인공을 노골적으로 미화하거나 찬양하거나 해서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는데 이 책은 사실적으로 처칠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박 겉핥기식도 아니라서 마치 처칠이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처칠, 영국 총리였음. 이 정도의 상식밖에 없었던 터라 처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칠은 팔삭둥이로 태어났습니다. 항상 전쟁터 맨 앞에서 총알이 스치는 소리를 즐겨들었던 그에게 어울리는 탄생이었습니다. 급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처칠은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노력파였다고 생각합니다.
입학시험에서는 꼴찌 근처에 머물렀지만, 졸업시험에서는 상위권에 머물렀으니까요.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라틴어나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 그는 영어 하나만을 깊게 팠습니다. 영어에서 영국인의 자부심을 키우고, 영어의 아름다움을 깨달았습니다.
처칠의 성적이 안 좋아서 영어만 배우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훗날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종군기자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하다 종래에는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하게 되었으니까요.
책 중간 중간에 그가 직접 쓴 글이 인용되는데, 짧은 글이 좋다고 말한 것처럼 짧고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추상적인 것보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었던 그의 글답게 사실적입니다. 작가분의 필력도 필력이지만 처칠의 인용글 역시 뛰어나서 책을 읽는 동안 작가는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처칠의 인생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전쟁과도 같았습니다.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남자더군요. 모험 한 가운데서, 총알 밭에서 기적적으로 살아온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그 사나이가 어떻게 위기를 해치고 성공할 수 있었는지 그 성공전략이 가슴에 깊이 와 닿습니다. 전쟁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랄까요? 작가의 필력이 뛰어나서 그런지 영상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윈스턴 처칠의 행동과 그 행동의 이면에 숨은 의도까지 작가가 해설해 주어서 여러 가지 시각에서 처칠을 해석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가진 뛰어난 점입니다.
가장 어두웠던 암흑의 시기에도 다른 사람을 이끌어 낸 사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통제한 사람. 자신의 주인은 자신이어야 하기에 전체주의에 반대한 사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승리하기만을 믿은 사람. 실패를 거듭 겪어도 포기하지 않은 사람.
이 사람의 인생을 읽고 보니, 내가 살아온 길이 참 좁디 좁아 보였습니다. 처칠의 열정을 닮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오르고 실천해야겠다는 의지가 샘솟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