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새로운 접근.
클래식의 기능적 요소를 활용한다. 그것도 다름 아닌 시간?
클래식을 감상 대신 시간을 활용하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할까.
시작부터 이목을 잡아이끈다.
나웅준 저자의 『이불 속 클래식 콘서트』이다.
저자는 시간을 활용하는 용도로서 클래식을 구분해 클래식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굿모닝 클래식, 해피 클래식, 인조이 클래식, 굿나잇 클래식이 그것이다.
또, 용도별 직접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책의 재미를 더한다.
예를 들자면,
5분만 더 자고 싶은 날, 이불을 박차고 나오기 위해서는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축전서곡'
여유로운 주말 아침에는 프랑스 음악가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
물론 본서에 삽입되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음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들어보지만 이내 아쉬움이 남는 날이 있다.
내일이 있기에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꿈꿀 수 있고, 실패와 좌절을 겪은 사람만이 성장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인간은 늘 아쉬움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도 클래식은 마음의 위안을 준다.
저자는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아무도 잠들지 마라'라는 음악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에서 워낙 유명한 노래이고 성악가들의 연주회에서도 항상 마지막에 연주되는 곡이라고 하니,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음악이다.
마지막에 외치는 빈체로는 '이기리라!'라는 뜻이라고 하니, 아쉬움이 남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내일을 기약하며 도약을 꿈꾸는 이들에게 적절한 음악인 듯하다.
2장에서는 4계절마다 어울리는 클래식을 소개한다.
따스한 4월, 풀 내음 나는 봄이 찾아온 만큼 저자가 소개하는 스프링 클래식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4계절(사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비발디의 '사계'이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비발디의 사계를 듣게 된다.
하지만 사계의 내용에 대해서는 본서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봄이 왔다.
작은 새들은 즐겁게 노래하며 봄에게 인사한다.
산들바람에 실려 나와 냇물은 도란도란 흘러간다.
하늘이 어두워지자, 봄날의 천둥이 울려 퍼지고, 번개가 번쩍인다.
폭풍우가 지나가고 나면 작은 새들이 다시 아름다운 노래를 지저귀기 시작한다.
저자가 언급하듯, 봄은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다.
힘겨운 입시를 거쳐, 첫 발을 디딘 대학 캠퍼스 잔디밭의 느낌은 두근거림, 그 자체이다.
직장으로 향하는 신입사원의 첫 출근일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저자가 추천하는 음악이 있다.
요하네스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이다.
발랄한 음악을 통해 두려움은 떨쳐내고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3장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통해 세계 각지를 경험할 수 있다.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그라나다,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 제도, 체코 프라하 등 음악과 함께 다양한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음악을 들으며, 해당 도시의 사진이나 풍경을 함께 감상한다면 음악의 효과가 배가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다룬 책들을 읽고 있던 참이었다.
지적 호기심의 충족과 사고의 확장이라는 목표로 책을 고르고 읽다 보니, 책 읽는 속도도 나지 않고 몇 번이고 고쳐읽어야만 했다.
오랜만에 유쾌하고 가볍게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클래식 음악도 함께 들을 수 있어 금상첨화였다.
잠시 잊고 있었던 독서 자체에 대한 재미를 상기해 주는 좋은 책이었다.
가끔은 휴식과 즐거움을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는 법이다.
본 서평은 씨즈온으로부터 책 만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