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언어이지만, 가볍지 않다.
동양 고전의 이치를 전하지만, 어렵지 않다.
독자를 위한 저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본질, 마음, 관계, 리더에 대한 노자의 지혜를 쉽지만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
저자가 선택한 81개의 키워드와 함께,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규선 저자의 『이제는 노자를 읽을 시간』이다.
81개의 키워드 중, 주제별로 가장 와닿았던 구절을 옮겨본다.
본질 : Essence
태초의 시작을 알면,
이를 도의 근본이라 합니다.
모든 일에는 근본이 있습니다. 그 일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보입니다. 문제를 알면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삶의 지혜입니다. p.51
마음 : mind
회오리바람은 아침 내내 불 수 없고,
소나기도 하루 종일 내릴 수 없습니다.
천지자연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는데 하물며 사람이 하는 일을 어떻겠습니까?
작고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눈앞에 일어나는 일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말을 아끼고 고요히 기다리면 어느덧 마음이 맑아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p.69
관계 : Relationship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교류하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들떠서 경박해지기 쉽고 말이 너무 많으면 실수하기 쉽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참'을 아는 사람,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실천하여 그 모습을 보여줄 뿐 말로만 번잡하지 않은 법입니다. p.141
리더 : Leader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 조리하듯
자꾸 뒤적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큰일을 할 때는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게 해야 합니다. 나 몰라라 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자꾸 뒤적거려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번거롭게 흔들면, 부서지고 어지러워지기 때문입니다.
세심하게 하되 번잡하지 않게, 큰 그림을 보면서 조급하지 않아야 합니다. p.149
글밥이 적지만, 완독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일까.
그간 꾸준히 독서를 하고 글을 썼다.
생각과 태도를 바꾸고, 실천을 통해 내 삶을 가치있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다만 모르는 사이 켜켜이 쌓여온 것이 있었다.
변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부담감이랄까.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껴왔던 것 같다.
조금은 비워내고, 한숨 쉬어가도 될 터였는데 말이다.
그래서 더 와닿았고, 필요를 느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본질에 대해 고민하길.
더 높이 솟아오르기 위해 더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시간임을 잊지 말길.
빠르게 변하고, 바쁘게 쫓기며 살아가는 번잡한 삶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루터기 같은 한 권의 소중한 책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