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중심의 정의를 위한 책
우리랑 2024/03/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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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과 회복
- 주디스 루이스 허먼
- 17,100원 (10%↓
950) - 2024-03-15
: 2,453
- 책은 성폭력, 가정 폭력, 아동 학대와 같은 일상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다루고 있는 이야기로 주제 자체에서 주는 무게감이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통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피해자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었고, 더 나아가 가해자와 방관자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할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저자는 미국인이기에 미국 사회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기에 우리나라를 떠올리며 읽기에 충분했다. 아니, 미국보다 우리나라의 법이 가해자에게 더 관대하기에 더 경각심을 가지며 읽어나갔다. 놀랐던 점은 미국도 여전히 법은 피해자보단 가해자를 보고하고 있고,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독재는 내밀한 관계들 속에도 스며들어 있고, 행정, 입법, 사법 제도들 속에도 스며들어 있다. -69p
- 폭력의 피해 생존자들의 상처를 회복을 위해 어떤 일들이 필요할까? 생존자들이 가해자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책임은 무엇일까? 가해자들에게 내려지는 무거운 형량? 진심 어린 사과? 금전적 보상? 이처럼 생존자들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하고 행해지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법은 가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한다. 종교나 사회 분위기는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용서하라고 말한다. 사회의 정의는 가해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고, 그들이 회복을 돕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작가 앤드리아 드워킨은 근친 성폭행을 성매매 “훈련소”로 묘사한다. -74p
정부가 폭력 가해자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 데 실패할 때, 추가적 학대를 조장하게 될 뿐 아니라 여성에게 가해지는 남서의 폭력이 용인 가능하고 정상적이라는 메시지를 주게 된다. -75p
- 책을 읽으며 가장 불편했던 것들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관한 것들이었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공간에서 일어나는 피해였기에 더욱 화가 났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피해자들을 다른 더 큰 피해로 노출시켰다. 사랑받기 위해 폭력조차 당연하게 되어버린 다는 게 안타깝고 화가 났다.
- 이 책은 가해자의 재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반발심이 들었다. 가해자들이 재활이 돼? 그냥 다 사라져버렸으면 싶지만 생각해보면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문제였다. 가해자도 결국 형량을 채우고 사회로 나올 것이다. 재활은 가해자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들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 또한, 그들의 재활은 피해자들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재활을 통해 가해자가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죄하게 해야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속죄는 그냥 ‘미안해’가 아니다. 속죄는 오랜 시간에 걸쳐 행해져야 한다.” -225p
-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데 이런 가장 중요한 일들의 속도는 언제나 가장 느리다. 물이 고여있어 흐르지 않기에 속력이 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뿌리 깊게 박혀있는 사회의 가부장적 분위기를 뽑아내는 것 역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그래도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더욱 거센 물살이 될 수 있게 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다.
#진실과회복 #주디스루이스허먼 #북하우스
V본 리뷰는 출판사 북하우스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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