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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의 언덕 (양장)
- 에밀리 브론테
- 15,300원 (10%↓
850) - 2023-09-01
: 825
이야기는 화자인 록우드가 시골 마을에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쌀쌀맞고 험상궂은 집주인 히스클리프가 사는 ‘워더링 하이츠’에서 그곳 사람들의 이상한 관계와 까칠한 행동들이 궁금했고, 하녀장인 딘 부인에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책의 제목인 ‘폭풍의 언덕’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워더링 하이츠’가 위치한 장소이자, 소설 속 휘몰아치는 인물 간의 관계 또, 좁은 시골 마을의 폐쇄적인 느낌을 잘 담고 있는 제목이라 생각된다.
시골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관계는 마치 일일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그로 인해 좁아지는 선택지와 폭력과 학대마저 사랑이라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나에겐 그 점이 인물들을 가장 안타깝게 만들었다.
책은 사랑으로 인해 인간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 사람의 본성과 욕심에 대해 잘 표현된 소설이었다. 폭풍의 언덕엔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그들의 사랑으로 인해 안타까워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초반에는 인물들의 이름이 어려웠다. 성이나 이름으로 부를 때도 있고, 호칭이나 애칭으로 부를 때도 있었으며, 결혼하면서 성이 바뀌는 경우도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다. 캐서린은 캐서린 언쇼, 캐서린 린턴, 캐서린 히스클리프로 불렸다. 과연 캐서린은 어느 이름에 가장 가까웠을까?
나는 캐서린이 가장 이기적인 인물이라 생각한다. 히스클리프를 사랑했지만, 에드거의 배경을 사랑했기에 에드거와 결혼했다. 그녀를 사랑한 두 남자 때문에 이들의 아이들이 불행을 겪어야만 했다.
히스클리프의 사랑은 고통스러웠다. 비록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방향으로 어긋났지만, 그런 면이 인간적이면서 인간의 본성과 욕심이 잘 표현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는 침상에 올라 걸쇠를 비틀어 풀고는 창문을 당겨 열면서, 가눌 길 없는 격정에 울음을 터뜨렸다.
“돌아와! 어서! 캐시, 제발 돌아와. 오 제발……. 한 번 만 더! 오! 내 사랑 그대, 이번엔 내 말을 들어줘! 캐서린, 제발!” -55p
히스클리프 역시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인물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배경과 출신 때문에 뺏겨야 했고, 잘못된 복수로서 사랑을 표현했다. 캐서린만을 향한 일편단심에 가슴이 저릿하기도 했지만, 용서는 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어딘가 삐뚤어진 인물들이 거침없이 토해내는 사랑의 표현이 인상 깊은 책이었다. 절절하기도 하고, 이기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표현들에 빠져들어 읽게 된다.
- ‘하도 오랫동안 혼자서 죽음과 사투를 벌인 끝이라, 느껴지는 것도 보이는 것도 죽음 뿐이네요. 마치 내가 죽은 것 같아!’ -509p
소설 속에서 또 한 가지 빠질 수 없는 단어는 ‘죽음’이었다. 인물들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그 죽음은 남은 이들에게 불행을 주는 죽음이었다. 죽음 자체는 마음 아프지만, 혼자서 편안한 안식에 들어가는 듯한 죽음은 현실의 고통에서 도망의 수단처럼 느껴지게 했다.
- 그래, 헤어턴의 모습은 내 불멸의 사랑, 내 권리를 지키려는 맹렬한 분투, 나의 영락, 내 자존심, 내 행복, 내 고뇌의 망령이었어……. -560p
또 하나의 인상 깊었던 점은 헤어턴과 히스클리프의 미묘한 애증의 관계였다. 헤어턴의 아빠는 히스클리프를 미워하고, 히스클리프는 헤어턴을 미워하지만, 헤어턴은 아버지보다도 히스클리프를 사랑한다. 히스클리프도 헤어턴의 모습에서 캐서린을 보기도 하고, 자기 아들보다 헤어턴이 자기 아들이었으면 하는 말도 한다. 그런 마음이 히스클리프의 말에서 잘 나타나 양쪽에게 연민이 느껴졌다. 부자로 만났으면 했던 안타까운 인연이었다.
인물들의 사랑의 결말을 뒤쫓다 보면 600p 가까이 되는 책의 내용은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특히 폭풍의 언덕에서 나타나는 토해내는 듯한 절절한 표현들이 왜 이게 고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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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앤의서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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