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는 함부로 판결하지 않는다
대현 2024/05/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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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손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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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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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 법조를 경험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판사를 보는 시선은 다르고, 어떤 경우에는 서로 넘기 어려운 양안에 서 있기도 하다.
법이 정의로워야 한다는 게 일반의 상식이지만 법조에서는 정의만큼이나 법적안정성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태생적인 간극이 생긴다. 상식과 법의 충돌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법조직역에 있는 사람이라면 첨예하게 대립된 분쟁이든 단순한 오해에서 비롯된 분쟁이든 판사의 판결이 쉽지 않은 작업이란걸 잘 안다. 판사는 대립된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취사선택하여 법리에 어긋나지 않게 길을 만들어간다. 그 길이 걸을 수 없는 길이 되어서는 안되므로 직업으로서의 판사는 엄격하고 명료해야 할 숙명을 타고 났다. 그럼에도 분쟁은 사람의 일이라, 법으로만 풀 수 없는 지점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런 숙제라 할지라도 결국 반드시 풀어야 하므로 때로 판사의 판결에는 깊은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기도 하고, 완곡하지만 진심이 담긴 인간적 고민이 드러나기도 한다.
법의 길은 잘 닦인 아스팔트도 아니고, 개척해야 나아가야 할 험한 산길도 아니다. 사람들이 충분히 안전하게 다닐 만하지만 곳곳에 빈틈을 채워야 하는 부실한 지점도 있고, 자세히 살펴야 보이는 숨은 갈림길도 있다.
유능한 판사는 확실히 분쟁의 당사자보다 더 많이 읽고 깊이 궁구한다. 그 결과물이 바로 누구나 수긍하는 잘 된 판결이다. 분쟁을 해보고 판결문을 보면 알 수 있다.
판결은 어떤 식으로든 개인과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판사 개개인의 고민이 깊을수록 세상은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책은 그러한 성찰로 가득하고, 잘 알려진 사례의 판결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는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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