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탈출을 반복했던 '구제불능 포로'들은
독일 동부에 위치한 난공불락의 성,
'콜디츠 성'으로 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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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난이도 최상급 감옥.
하지만 이곳에서도 끊임없이
탈출 시도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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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포로 수용소의 잔혹함을 강조하기보다
인간으로서의 포로들 모습에 집중합니다.
왜 콜디츠까지 끌려오게 되었는지,
무엇 때문에 콜디츠를 탈출하려 하는지,
어떻게 콜디츠를 탈출하려는지,
게다가 그 탈출법은 상상초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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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는 유럽의 축소판이었다.❞
콜디츠성 안에는 영국, 프랑스, 폴란드,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포로들이 모여
하나의 작은 사회를 이루었습니다.
그 속에서 파벌을 비롯, 차별과 갈등도 존재했지만,
문화와 공동체의 꽃도 피우며
작은 사회의 축소판처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여기가 진짜 감옥 맞아? 싶은 포인트들!
✔️콜디츠만의 언어 형성
✔️콜디츠 올림픽 개최
✔️콜디츠 극장에서 연극 진행
✔️높은 신분으로 이루어진 클럽 결성
✔️포로들 탈출을 지원하는 조직과 돈 마련
→ '탈출위원회' & '탈출 아카데미' & '탈출 복지기금'
✔️포로와 치과의사 조수의 감옥 로맨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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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생존자 기록을 바탕으로
약 5년간(1940~1945)의 시간 순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틈을 벤 매킨타이어 작가의
위트와 센스가 담긴 스토리텔링으로 촘촘히 매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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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흐름에 따라 콜디츠의 분위기에도 변화가 함께합니다.
독일의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
포로들과 콜디츠의 지휘관 입장이 역전되며
쾌감을 주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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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제 이야기.
책의 마지막 부분 사진을 넘기다 보면
마치 영화 엔딩 크레딧을 보는 듯한 여운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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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야기에 관심이 있거나,
포로들의 끈질긴 탈출 드라마에
흥미가 있으신 분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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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토리의 +감상+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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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창의력은 언제 가장 크게 발휘될까?
이 책을 읽으며 인지심리학자가 들려준
창의력 실험 이야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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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OOO을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이 있는 상황.
나무토막, 종이, 전선, 실, 상자, 가위 등
다양한 재료들이 주어지고,
거기서 필요한 재료 O개를 고르게 하는 것이다.
몇 개의 실험군 가운데
자신이 고른 재료를 제외하고,
처음에 필요 없다고 생각해 고르지 않았던
나머지 재료만으로 OOO을 만들어야 했던 팀이
결국 가장 뛰어난 창의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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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불완전하고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
오히려 인간의 창의력이 폭발적으로 발휘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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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고, 오직 탈출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포로들의 기이하면서도 창의력 발상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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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그야말로 탈출의 핵심 도구였다.
침대보는 밧줄로 변하고,
철제 프레임은 글라이더 제작에까지 사용된다.
비누에 열쇠를 눌러 본을 뜨기도 하고,
몇 달간 독일 경비병을 관찰하며
그들의 말투와 몸짓을 익혀
똑같이 제복을 제작해 입고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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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이하면서도 놀라운 시도들을 읽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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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이 없을수록, 인간은 더 기발해진다.
절망 속에서도 탈출의 희망을 놓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는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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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books21 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