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계절이 오면요.
나는 꽃의 언어를 해석하는 사람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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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꽃의 언어를 해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삶의 질서를 아는 꽃들의 언어를
기꺼이 받아 적으며 ’서기‘를 자청하는 그녀.
일상이 SF처럼 펼쳐지는 안리타 작가님이
전하는 산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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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직업을 ’산책가‘라 부르며
걷고 멈추며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 속에서
삶과 존재를 깊이 사유하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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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싶은,
바쁜 일상에 쫒겨 사는 모든 이들에게
차분히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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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토리의 +감상+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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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좋은 책의 기준은 두 가지 이다.
첫 번째는 자꾸만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책.
두 번째는 마음을 건드려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
그런면에서 이 책은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
게다가 숲을 편애하는 나에게 취향저격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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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마음 쓰는 방식이고,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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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산책이라는 성지로 나아가
숲이라는 성전을 들여다보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존재와 오롯이 마주하는
깊은 사색의 산책 이야기를 읽다보니
삶은 본래 고독한 길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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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독한 길 위에서
종종 동료를 만나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해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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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왜 그토록 숲을 향해 걸어야만 했는지
왜 그토록 걸어야만 살아지는지
그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자연이 상처를 지닌 한 사람을 살려냈다는 것을,
자연은 사람을 살려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산책은 그녀에게 구원이자 종교였고,
곧 삶 자체가 되었음을.
그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에세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아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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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살아 있는 책이라 산책인가.❞
-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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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문장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냈을까.
어떤 책이 마음에 들어오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듯 하다.
나에겐 마음을 건드리는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이 책 속에 나오는 그녀의 다른 작품 문장들에 마음이 동해
몇 개의 작품을 사서 책꽂이에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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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소음으로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이 책을 들고 산책길에 나서고 싶다.
그러라고 글은 밀도 높게,
크기는 작게 만들어졌나보다.
아무래도 햇빛에 책이 너무 바래지지 않도록
책 커버를 씌워서 소중히 지니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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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서재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