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는 표현이 참 아름답고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착하고 순수한 마음의 반려동물들이 따뜻한 기운이 넘치는 동물들의 하늘나라인 무지개다리 건너를 향해 간다는 이야기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위로하는 응원이 아닐까. 난 여기 있지만 언젠가 반려동물을 만날 수 있다는 찬란한 희망의 심볼, 무지개다리의 이야기에서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양이 생애로는 천수를 다하고 무지개다리(다리,pont, 퐁)를 건너 저승으로 간 '후타'. 최소한의 생활비와 간식비는 직접 벌어야 하는 저승에서, 후타는 아르바이트로 '고양이 배달부'를 시작한다. 고양이 배달부 일은 다섯 번의 임무를 완수하면 주어진다는 '특별 보수', 즉 후타의 전 주인 미치루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마음이 동한 것이다. 고양이 배달부의 임무는 '간절하게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으로, 후타의 다섯 번의 임무가 시작된다.
첫 번째 임무. 고양이 배달부, 갤러리로 가다.
개인전을 열게 된 화가 미나미 유즈. 그녀는 세상을 떠난 아빠를 간절하게 만나고 싶어 한다. 화가로 성장한 자신의 첫 번째 개인전을 보여 주고 싶은 미나미의 소원은 과연 이루어질까? 그리고 세상을 떠난 아빠는 딸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두 번째 임무. 고양이 배달부, 초콜릿 케이크를 보다.
유산으로 아이를 잃었지만 매년 아이의 생일 케이크의 초를 켜는 히즈루와 미노루는 살아있었더라면 어느새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나이의 아이, 히미를 간절하게 그리워하고 있다. 후타는 엄마에게 히미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을까?
세 번째 임무. 고양이 배달부, 밭에서 장난을 치다.
전직 가수 후미는 꿈에 가득 차 반짝이던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초라하게 시들어 버린 것 같다. 남편과의 관계는 이미 어그러져 버린 후미는 최근 감자 사재기를 시작했다. 후미는 왜 감자 사재기를 시작한 걸까? 후미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이고, 어디에 있을까?후타는 이 임무에서 처음으로 저승의 사람이 아닌 이승에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네 번째 임무. 고양이 배달부, 운동장에서 바람을 느끼다.
초등학생 때 선생님께 상처를 받았던 한 스스무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하지만, 오치아이 선생님에게는 꼭 알려주고 싶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만나고 싶은 대상이 꼭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이 아닌, 일깨워주고 싶은 대상인 상황을 후타는 어떻게 해쳐나갈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다섯 번째 임무. 고양이 배달부, 무릎 위에서 몸을 말다.
치매에 걸리기 전의 엄마를 간절하게 그리워하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 후타는 이 마지막 임무만 마치면 그토록 원했던 특별 보수를 얻게 된다. 후타는 이승에 사는 현재의 사람이 아닌, 과거의 사람을 소환해야 하는 고난도의 미션을 성공해 내고 미치루를 만나게 될 수 있을까?
귀여운 치즈 태비 고양이, 후타가 활약하는 가슴 찡한 다섯 편의 에피소드를 읽고 나니 가슴이 몽글몽글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사람들이 품고 있는 저마다의 기억, 자신의 추억과 그 그리움을 찾아내는 고양이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풀어내니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세상을 먼저 떠났지만 아름다운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별에 아파하는 대신 아껴왔던 소중한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도록 도와준다. 눈물로 축축해진 마음을 몽글몽글 따뜻한 바람으로 뽀송하게 말려주는 후타의 이야기,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가 햇살 따스한 5월의 오늘과 참 잘 어울린다.
[출판사로부터 본 도서를 제공받았으며,
제 생각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