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Rang님의 서재
  • 습지를 읽고, 습지를 걷다
  • 남기철 외
  • 19,800원 (10%1,100)
  • 2023-12-20
  • : 225

우리집 어린이가 한동안 열심히 다녔던 학원 중에 집에서 좀 거리가 있어서 데리고 가서 데리고 와야만 하는 곳이 있었다. 때문에 그 학원을 가는 날은 나에게는 먼 길을 나서야 하는 일종의 나들이 날이었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수업이 끝나서 나오길 기다렸다가, 다시 집에 와야 하는 여정. 이 여정이 조금 번거롭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기쁜 기억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학원 건물 근처의 수변공원 덕분이었다. 학원에서 끝나고 달려 나온 아이와 함께 수변공원을 산책하며 새로 핀 꽃, 점점 굵어지는 나무, 짝을 지어 다니는 오리와 솔로로 다니는 왜가리를 구경하는 시간은 꽤나 흥미진진했다.

아이는 수변 공원에서 새로운 생명을 볼 때마다 매번 "이건 뭐야?"라고 물었는데, 나도 모르긴 아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매번 사진 검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진 검색도 100% 정확하게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 아쉬움이 크게 남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이 책 『습지를 읽고, 습지를 걷다』 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습지를 읽고, 습지를 걷다』는 다섯 분의 선생님이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의 다양한 동식물에 대해 소개하고, 그 속의 동식물들에 대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 고유의 특성들을 세심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비단 인천대공원과 소래습지에서 사는 동·식물만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공원 등에서도 볼 수 있는 동·식물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또한 다양한 사진이 올컬러로 프린팅되어 있어, 사진상의 동·식물과 실제를 금방 비교해 볼 수 있는 장점도 갖추었다.

게다가 선생님들께서 만든 책인 덕분인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자연 관찰 활동으로 제안되어 있는 내용도 다양하게 실려있다. 덕분에 이 책을 통해 살아있는 자연을 오감으로 충분히 배울 수 있게 한다. 메타세쿼이아 구과로 팔찌 만들기, 나무 수피 탁본 뜨기, 나무의 새로운 이름 짓기, 소금으로 글씨 쓰기, 염생식물 소금 검출 실험 등... 나 혼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여러 활동들을 책을 통해 배우고, 아이와 직접 해 볼 수 있어 너무나도 유용하다.

이 책을 보면서 '수련 잎은 팩맨처럼 생겼네', '이 향기 좋은 나무 이름이 이팝나무였구나', '빠가사리는 빠각 빠각 소리를 내서 빠가사리구나', '갈대는 갈색이고 억새는 은색이구나' 하며 소소한 깨달음을 얼마나 많이 얻었는지 모른다. 올해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부모라면, 이 책 『습지를 읽고, 습지를 걷다』를 지참하면 "이건 뭐야?" 질문에 주저 없이 답하고, 나아가 역질문도 던져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데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낸 퀴즈 중, 아이가 제일 흥미 있어 하던 문제는 아래의 4문제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퀴즈 거리가 책 속 구석구석 많이 담겨있어 어떤 퀴즈를 아이에게 내 볼까 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리라 여겨진다.

=========================================================

# 토끼풀과 괭이밥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 토끼풀은 잎이 둥글고 하얀꽃, 괭이밥은 잎이 하트 모양의 노란 꽃 (55페이지)

# 대나무, 소나무, 야자수, 바나나 중 나무는 누구일까?

☞ 소나무만 나무 (90페이지)

#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던 '길조'였으나 최근 유해조수로 지정된

'흉조'가 되어버린 새는 누굴까?

☞ 까치 (138페이지)

# 고생대에 나타나 지금까지 있어'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나무는?

☞ 은행나무 (208페이지)

=========================================================

다가오는 봄의 나들이길, 가방 한켠에 『습지를 읽고, 습지를 걷다』를 가져가서 꼭! 퀴즈 대결을 해봐야겠다. 누가 이기려나? 승부욕 불타는 아빠일까, 아빠보다 한 술 더 뜨는 딸일까? :) 책 한 권 덕분에 다가올 시간들을 기대하게 되었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본 도서를 제공받았으며, 제 생각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