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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연님의 서재
  • 주폴리스 : 동물 권리를 위한 정치 이론
  • 수 도널드슨.윌 킴리카
  • 25,200원 (10%840)
  • 2024-10-10
  • : 2,524

“상황은 변한다. 의무는 능력을 함축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능력이 변하고 따라서 ‘의무’도 변한다.” p.91


주폴리스의 저자들이 거듭 강조하는 것은 동물의 권리를 논함에 있어서 그것이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 머무는 것을 끝내고 정치의 자리로 확장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기존의 권리 담론이 가진 맹점이나 생태주의가 갖는 문제들을 단순히 거부하기보다는 그들의 논리에서 무엇이 약한 고리이며 어떻게 보완해 나아가야 할 지를, 단순히 사변적 언어가 아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해명하고자 노력한다. 


이론서를 접할 때 현실 세계를 완벽히 해명하기를 원하는 열망을 안고 접하지만 생각처럼 이론이 현실을 모두 설명해내지는 못한다. 그래서 어떤 사례는 납득할 수 있으면서도 나의 경험과 이론이 닿지 않을 때는 난감한 마음이 들어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저자들이 또 한번 강조하는 지점은 바로 인간과 동물의 더 나은 ‘관계’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상상해 주길 당부한다.  


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일은 고착된 사고에 안주하기 보다 달라지는 세상과 새롭게 눈 뜨게 된 진실 앞에서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관계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주폴리스는 이론서지만 동물권에 관심있으면서도 이론이라는 담을 넘기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개괄적인 정리서로써 길잡이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동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모호한 입장을 정리해볼 수 있는 유용한 글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인권의 진화 역사의 연장에서 동물권이 어떻게 나올 수밖에 없는 지와 동물을 권리 이론에 삽입하는 순간 인권의 모호함이나 부당함이 더욱 분명하고 명백해지는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동물의 권리를 위한 운동의 맥락에서도 의미가 있는데, 이 책을 긴 시간 힘들여 준비해온 사람들의 활동 서사가 보여주는 맥락에서 이 책의 번역과 출판이 갖는 의미가 한국 동물권 운동의 주요한 동력이 되리라 생각한다. 책에 잘 정리된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간 동물단체들의 운동이 얼마나 소극적 권리 운동에 지나지 않았는지 그로인해 오히려 단체에서 동물에 대한 학대와 착취가 버젓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동물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 꼭 읽었으면 하는 필독서이다. 


상황은 변한다. 의무는 능력을 함축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능력이 변하고 따라서 ‘의무’도 변한다.-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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