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방송 <방구석 1열>과 유튜브 채널 <무비건조>에서 익숙하게 뵈어 온 주성철 평론가님의 첫 평론집! 그간 읽어 온 영화 평론집은 목차별로 한 영화를 진득하게 파헤치는 쪽이었다면, 이 책은 여러 영화를 넘나들며 감독, 배우, 장르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쪽이다. 하나의 영화(감독/배우/장르)에 쓰인 분량이 그리 길지 않은데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얇지만은 않다. 한 작품을 심층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여러 영화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사유를 통해 다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른 배우가 연기하고, 다른 장르에 속하는 영화임에도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더 나아가는지를 통찰하고 있기 때문.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닿을 수 있고, 이미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영화의 재밌고 씁쓸한 뒷이야기를 알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여러 작품을 다루는 과정에서,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기자님의 애정이 잔뜩 묻어나서 좋았다. 어떤 것을 오래, 열심히 사랑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반짝거림이 이 책에는 있다. 이런 반짝거림이 잘 묻어나는 책 속의 한 구절을 함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독의 집중력과 스태프의 기술력, 그리고 배우의 컨디션이나 현장의 날씨 등 그 모든 미완성인 것들이 모여 마치 완벽하게 연출된 것인 양 관객을 유혹하는 게 영화다. 난 근본적으로 미완성일 수밖에 없으면서도 마치 제대로 완성된 것처럼 너스레를 떨 수밖에 없는, 영화라는 예술의 속성이 매혹적이면서 때론 귀엽다. 그리고 100년 넘는 영화의 역사라는 것이, 어떻게든 그 틈새를 채우기 위한 안간힘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영화와의 스킨십이란 바로 그 틈새를 어루만지는 것이다.-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