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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loe님의 서재
  • 올랜도
  • 버지니아 울프
  • 13,320원 (10%740)
  • 2020-07-30
  • : 1,296
#도서협찬

환상 소설이자 페미니즘 소설.

수백년이라는 시간도 성별도 덧없다. 껍데기 속 진짜 자아를 인지하고 성장해가는 올랜도의 일대기가 신비롭게 이어진다. 아무 페이지를 펼쳐도 마음에 걸려드는 문장이 있다. 아름다운 문장과 경계 없는 사유의 폭이 멋진 책이다.

초반에는 남성 시절 올랜도가 풍류를 즐기고 궁정에서 인정받는 모습이 이어진다. 여왕의 총애와 보관, 가터 훈장 예복, 대사직을 수행하는 모습에는 긍지와 자유가 느껴진다. 레이디 셋과의 혼담, 러시아 공주 사샤와의 열애와 배신, 그리고 시쓰기에 몰두하고 책에 파묻혀 지낸다.

그러다 콘스탄티노플에 대사로 파견되고, 일련의 사건으로 이레동안 수면 상태에 빠져 든다. 공작 작위를 받은 그에게 <청순, 정절, 정숙>의 레이디들이 찾아오면서 “여자”가 되어 잠에서 깬다!(p.143)

올랜도가 자신의 성전환을 받아들이는 장면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독자의 혼란과는 별개로, 그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달라지는 변화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과거 ”여자들은 순종적이고 순결하며 향기롭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행위에 “대가를 치러야“(p.162-163)한다고 여기는 점이 흥미롭다. 또 자신이 드러낸 종아리에 놀라서, 발을 헛디딘 선원을 보면서 정숙, 정결해야 하는 “여성의 신성한 의무”를 깨달으며 “빌어먹을!” 이라고 외친다.

이처럼 버지니아 울프의 글은 풍자와 은유가 가득하다.

여성을 억압하는 시대적 배경, 정신 따위를 비판하고 있는 『올랜도』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난해해진다. 올랜도가 300여년을 살고, 시대상의 변화, 유명작가가 되는 상황, 그의 복잡한 마음과 의식세계도 세세하다. 여성이 겪는 부당함, 사랑, 진정한 자아와 같은 것들에 관한 물음과 사유가 가득하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p.338)라는 문장에서 남성이든 여성이든 올랜도는 올랜도라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닫는다. 모든 구속을 거부하며, 한 사람의 인간임은 변하지 않음을.

*책 속에 올랜도의 사진을 실어 두었는데 대부분 작가의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비타 색빌웨스트의 것이라고 한다. 그에게 헌정하는 책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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