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에게서 온 마음
chloe 2025/12/0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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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만 남은 김미자
- 김중미
- 17,100원 (10%↓
950) - 2025-11-28
: 5,760
#도서제공
진솔한 문체로 작가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외할머니를 비롯한 윗세대 가족부터 반려동물 고양이들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일대기를 찬찬히 조명한다. 꾸밈 없는 글이 마음을 한바탕 휘젓고 휘청대게 한다. 사랑과 존중, 배려, 공동체의 중요성에 관해서 그들의 삶을 가져와 설파한다.
특히 작가와 그의 엄마, 외할머니로 이어지는 여성서사와 각자의 삶을 조명하는 장면들이 인상깊다. ‘엄마’라는 역할을 맡기 전 그들이 갖고 있던 꿈과 열정이 얼마나 빛났는지. “엄마처럼 세상에 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는 작가가 지금껏 공들여 온 사회적 돌봄, 공동체의 연결이 가진 힘, 가난을 해소할 순 없어도 곁을 나누어주는 마음은, 전부 ‘엄마들’에게서 왔다.
삶의 굽이마다 요동치던 갈등과 행복을 가리지 않고 명료하게 내보인다. 소시민이면 누구나 겪을 만한 일로 치부하기 보다는 불의에 맞서고, 시대의 고민과 노동의 치열함에 대해서 말하고, 개인사에서 출발한 ‘노인 돌봄 문제‘가 가진 사회적 책임에 관해 이야기한다. 타자의 시선으로 읽어가던 독자를 서사 깊숙이 끌어다 두고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사유하기를 종용한다.
특히 인지 장애를 겪는 작가의 모친, 김미자씨가 끝내 놓지 않은 기억이 ‘엄마’라는 정체성이었단 것이 의미가 남달랐다.
그 점을 짚으면서, ‘영원한 피터팬’이던 아버지의 이야기와 ‘엄마들’이 가부장제 앞에 내려놓아야 했던 기회, 꿈 등을 대면할 때는 솔직히 화도 났다.
하지만 결코 시대의 흐름 속에서 그 파고에 매몰되지만은 않았음을, 그들의 사랑과 동행이 끝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는 것 역시 이해했다. 작가의 가족 이야기는 개인사로 밀려날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알겠다. 가슴 먹먹한 감동이 있는 에세이다. 상대를 깊게 이해하고, 다시 더 깊이 사랑하는 과정이 전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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