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오브 어스
chloe 2025/09/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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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 오브 어스
- 줄리 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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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 2025-09-23
: 890
#서평단 #도서제공
함무라비 법전이 생각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기에는 사기로 응수하고, 마음 농락해 유린한 자라면 비슷한 순간을 겪게 만들면 그만이다.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 사이로 속시원한 쾌감이 치솟는다.
여기 여자들과 남자들이 있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외모로 유혹하고 사기로 재산을 앗고 이혼 소송 중 재산분할 과정에서 표독스럽게 굴고 도박빚을 전가하고 또, 위협한다.
여자가 여자에게 제안한다. 우리 ‘걸코드’로 무장하고 우리들을 구원하는 구원자가 되자고, 남자에게 의지하지 말고 도리어 ‘남자처럼’ 행동하고 연대하고, 그리하여 인생이라는 전쟁의 승리자들이 되자고. 그 승리를 위한 복수전은 눈물겹게 애틋하고 때로는 악착같이 열렬하다.
재밌고 결말이 완벽하다. 여성 연대는 매력적이라 끝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승리는 도처에 있고 이제 승자 타이틀은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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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요 화자는 메그와 캣이다. 시점이 번갈아 나오면서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나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각기 상대를 향한 감정이 변화하는 과정도 소설 서사만큼 착실하게 쌓인다. 오해와 분노, 증오를 거쳐 어느덧 연민하게 되는 캣과 여자에게는 열린 마음인 대인배 메그의 포용력이 인상깊다.
주인공 메그는 ‘복수와 응징의 차이는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고 밝혀둔다.(p.399) 국어사전에는, 복수는 원수를 갚는 것이고, 응징은 잘못을 깨우쳐 뉘우치도록 징계함이라고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 메그의 목적이 달성되기를 바라면서 그녀의 서사에 집중했다.
메그가 삶의 신조로 삼는 것 중 하나는 ‘걸코드’이다. 고교 시절 유일하게 손 내밀고 느슨하게나마 우정의 테두리에 넣어준 크리스틴이 주창하는 슬로건이다. 이 걸코드는 여자인 나와 여자인 네가, ‘우리’가 되어서 힘을 합치면 무서울 게 없단 의미다.(p.33)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가 된 크리스틴을 위해서 가해자 코리 뎀시의 민낯을 벗기는 과정에서 이 말을 되새긴다.
또 하나의 불문율은 엄마의 말이다. 남자가 아니라 ‘오직 우리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고, ‘우리가 손을 맞잡으면 무서울 게 없’(p.51)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연대만큼 강력한 건 없다고 숱하게 일깨운다.
메그의 갖가지 ‘사기극’ 목표들은 저마다 여성을 가해한 남자다. 그 역시 엄마와 함께 로맨스를 빙자한 부동산 사기로 고초를 겪었다. 모든 작전의 최종 목표는 이 가해자, 론 애시턴의 패망이다.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설쳐대던 가해자들의 허를 찌르는 면면이 통쾌하고 유쾌하다. 사회적인 문제점을 들추어 내면서도, 이렇게 취약하고 유약한 존재들일지라도 함께 한다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고 희망을 보여준다. 메그는 여성 연대를 실천해 나가는 선구자나 다름없다.
메그와 캣의 두뇌싸움도 흥미롭지만 여자들간의 연대가 진정 아름답고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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